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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지킴이 Aug 09. 2024

성 안토니우스의 가르침

제1장 편지와 말씀

61. 순도가 높은 금은 매우 강력한 정련 과정을 통해 불로 여러 번 단련된 후에 만들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주님께서는 그분의 선하심을 따라 많은 시험을 통해 사람을 깨끗하게 하시고 그를 시험하시며 내적 싸움에 노련한 사람이 되도록 하십니다. 그리하여 그는 사람들이 그에게 행한 불의하고 모욕적인 일을 더 이상 생각하거나 회상하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그는 다윗이 이 말한 것처럼, 하느님 앞에서 모든 선한 일을 행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고, 하느님 앞에 겸손하게 되어 자신의 모든 희망을 하느님께 두게 됩니다. “마음을 정했습니다, 하느님. 마음을 정했습니다. 노래하리이다” (시편 108:1). 여러분은 어떤 형제에 의해 비난과 불의로 시험을 받게 되거나, 여러분의 동료에 의해 굴욕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십시오. 여러분에게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때에 두려워하지 말고 낙심하지 말고 굳건히 서십시오. 이 모든 일로 인해 주님께 감사드리십시오. 왜냐하면 이러한 일은 주님이 없이는 일어나지 않으며, 하느님의 종에게 꼭 필요한 싸움을 겪게 하시려고 주님께서 허락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은혜로 시험을 받거나 어려움이나 슬픔이나 불행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든 일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선을 행하는 일에 익숙해지기까지 하느님으로부터 영예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62. 여러분에게 일어나는 불행과 슬픔을 인내하며 견뎌내십시오. 그리고 매우 겸손한 마음으로 그러한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주님께 감사를 올리십시오. 그러면 용감하게 싸웠던 수산나처럼 여러분의 수고로부터 오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수산나는 두 명의 불의한 장로들의 정욕을 물리치고 그들의 거짓 비방으로 많은 불행과 슬픔을 겪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녀의 인내와 확고부동함을 보시고 마침내 그녀의 공적을 높이셨으며 그 적들을 굴복시키셨습니다. 또한 더욱 용감한 영혼을 지녔던 테클라를 보십시오. 그녀는 부모님으로 인해 생긴 상처도, 불도, 육체의 괴로움도, 짐승도,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담대한 믿음이 타오르는 불을 끄고, 피에 굶주린 사자들의 입을 막고 그녀의 모든 적에게 부끄러움을 주었을 때,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그녀에게 마음의 기쁨과 수고에 대한 상을 주셨습니다. 또한 하느님과 사람 앞에서 겸손했던 요셉을 보십시오. 그의 형제들이 아버지의 편애 때문에 요셉을 질투하고 미워하며 그를 못살게 굴고 그가 피 흘리기를 원했을 때에도, 하느님께서는 그를 죽음으로부터 보호해주셨습니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형제들은 요셉을 노예로 팔았고, 그곳에서 그가 섬겼던 주인의 아내는 그에게 많은 해를 입혔으며 감옥에 갇히는 데까지 이르게 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를 내버려 두시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절제하고 온유하며 정결하고 몸과 마음에 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를 향한 하느님의 은총으로 요셉은 온갖 불행의 무거운 짐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하느님께 소망을 두면서 인내하며 견뎌냈습니다.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요셉을 이집트와 그 온 지방의 총리로 세우시어 높이셨고, 그를 미워했던 형제들을 그의 발아래 복종하게 하셨습니다. 여기 언급한 이들, 그리고 그와 비슷한 다른 사람들도 수행과 싸움이 처음 시작될 때는 하느님으로부터 어떤 영예도 얻지 못했으나, 하느님께서 그들을 단련하시고 불행과 슬픔으로 정결케 하시어 그들이 싸움의 때에 어떻게 견뎌야 할지 배운 이후에는 하느님이 주시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이미 살펴본 것처럼, 그때에야 비로소 그들은 불행과 슬픔을 담대하게 견디고 자신의 모든 소망을 주님께 두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그들을 도우시고 그들에게 영예를 주셨으며 그들의 대적자들에게는 수치를 주고 복종케 하셨습니다.


63. 여러분에게 불행이 닥칠 때 마음이 약해지게 내버려 두지 말고 계속하여 인내하며 주님께 보상을 얻도록 그 불행에 대해 감사를 드리십시오. 여러분 모두에게 평안과 진리, 하느님에 대한 사랑, 서로를 향한 호의를 지니십시오. 그리고 불화와 비방, 대립, 악한 질투, 거역, 자만, 어떤 이들에 대한 모욕감, 조롱, 허영, 증오, 서로 배척하는 마음을 없애도록 하십시오. 만약 그런 일이 수도원에 있다면 그곳에는 하느님의 진노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세상에서 우리의 삶이 매우 짧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에 쓰여 있는 것처럼, 여러분이 서로에게 화를 내어 살인한 것으로 여겨지는 그 순간에 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태만하게 삶을 허비하지 말고 삶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누구나 다 살인자입니다”(1 요한 3:15). 서로 서로 긍휼히 여기십시오. 그러면 주님께서 여러분을 긍휼히 여기실 것입니다. “남을 용서하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를 받을 것이다(루카 6:37)” 라고 주님께서 이렇게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누군가의 비방을 받으면 기쁨으로 받아들이십시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참된 재판관과 보수(報讎)자가 되시는 주님께 맡기십시오. 만일 가까운 이를 비방했다면 서둘러 주님 앞에서 자신을 겸손히 낮추고 비방했던 가까운 이에게 용서를 구하십시오. 그러면 주님께서 용서해 주실 것입니다. 성경에서 가르치는 대로 여러분이 분을 품은 채 해가 지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에페 4:26). 서로에 대해 품고 있는 여러분을 괴롭히는 악한 생각을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뽑아내십시오. 그리하여 적대적인 감정의 싹을 끊어내십시오. 그러한 적대적인 감정의 뿌리는 미움과 질투입니다. 이 두 정욕은 하느님에게도 사람들에게도 가장 미움을 받는 악한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믿는 자에게나 하느님의 종 그 누구에게도 합당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중 그 누구도 자신의 어리석음을 좇아 자랑하면서 “내가 저 형제를 이겼으므로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만일 그렇게 말하거나 생각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자신의 영혼이 죽음의 손에 넘겨졌고, 울며 이를 갈고 죽지 않는 벌레와 꺼지지 않는 불이 있는 그곳에 남겨지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64. 아직 이 몸 안에 거하는 동안 끝없이 무서운 고통, 탄식, 슬픔을 피할 수 있도록, 잠에서 깨어 밤낮으로 자신에 대해 탄식하며 마음을 다해 슬퍼하십시오. 수많은 사람이 파멸로 이끄는 넓은 문, 넓은 길로 다닌다 해도 그곳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합시다. 비록 그 길로 다니는 사람이 극히 적다 하더라도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 좁은 길로 행합시다. 좁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참된 실천을 한 이들로서 그들은 자신의 수고에 대한 보상을 기쁨으로 받고 하늘나라를 상속으로 받을 것입니다. 아직 하늘나라에 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기름이 없어 꼭 필요한 때에 정작 기름을 파는 사람도 없는 순간이 오지 않도록 태만한 채로 시간이 흘러가지 않게 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왜냐하면 기름을 파는 이를 찾을 수 없었던 불행한 일이 미련한 다섯 처녀에게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주님, 주님, 문 좀 열어주세요.’ 하고 간청하였으나 신랑은 ‘분명히 들으시오. 나는 여러분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하며 외면하였다”(마태 25:11-12). 그들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나태함 때문이었습니다. 그 후에 그들은 잠에서 깨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으나 이미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말씀에 쓰인 대로 그 집의 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 버렸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에게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노아는 아들들과 며느리,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한 모든 다른 생물들과 함께 방주로 들어간 후, 악을 행하는 자들에게 보낸 물이 넘치자 방주의 문을 닫았습니다. 그 후에 노아는 방주의 문을 더 이상 열지 않았으며 악을 행하는 자에게 형벌을 내리는 이 끔찍한 장면을 그의 아들들이 보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문이 이미 닫혀버렸기 때문에 악을 행하는 자들은 의로운 자들과 함께 그곳으로 들어갈 수 없었으며, 자신의 게으름과 불순종으로 일어난 홍수 때문에 불행하게 죽었습니다. 방주를 짓는 100년 동안 노아는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라고 끊임없이 호소했으나, 그들은 노아의 말에 귀 기울이지도 순종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죽었던 것입니다. 


65. 평화, 한마음, 겸손,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 기도 속에서 형제애를 굳건히 지키십시오. 그때 하느님 집의 은혜가 여러분에게 온전히 나타날 것이며 여러분은 기쁘고 즐겁게 은혜를 소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은혜에 더하여 믿음, 소망, 사랑, 겸손, 경외, 분별, 경건, 평화, 형제에 대한 사랑이 여러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도록 하십시오. 이 모든 것을 갖춘 이는 혼인 예복을 입고 성령의 계명 안에서 걷게 됩니다. 모든 겸손과 인내 가운데 머무십시오. 그러면 정욕이 여러분에게서 멀어질 것입니다.      

66. 하느님의 뜻은 스스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사람을 돕고 강건케 하며, 그 영혼이 놀라운 일을 행할 수 있도록 이끌고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모든 길을 그의 앞에 예비할 것입니다. 그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하므로 그 어떠한 원수도 결코 그를 대적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꿀보다 더 달고 온갖 기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자기 뜻 안에 거할 때 하느님께서는 그를 결단코 돕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런 사람을 사탄에게 내어 주실 것이고, 사탄은 밤낮으로 그의 마음에 살며 어떤 경우에도 평안하게 내버려 두지 않고,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모든 일에서 그를 연약하고 무력하게 만들면서 멸망할 것과 해로운 것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사탄은 때때로 그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지만 여기에는 진정한 기쁨이 없고 고통과 슬픔만 있을 뿐입니다. 설사 기쁨과 유사한 것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짜가 아닌 환영일 뿐입니다. 진정한 기쁨은 하느님께서 주시며 자신의 의지를 부인하고 모든 일에서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집니다. 사람의 마음에 작용하는 의지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사탄에게서 오는 의지, 둘째는 사람에게서 오는 의지, 셋째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의지입니다. 첫 번째 의지와 두 번째 의지는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의지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이 주시는 의지만 기뻐하십니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을 살피며 만사를 제쳐놓고 하느님의 뜻만 사랑하도록 하십시오. 왜냐하면 모든 일에 있어서 끊임없이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확신컨대, 만일 사람이 자기 마음의 모든 의지를 내려놓지 않고 모든 일에서 자기 자신을 부인하지 않고 자신에게서 모든 부와 재물을 내어버리지 않는다면, 또한 자신의 영적 아버지에게만 순종하며 주님께 순종하지 않는다면 그는 하느님의 뜻을 알 수도 없고 그 뜻을 수행할 수도 없으며 마지막 축복마저 잃게 될 것입니다.      

67. 주님께서는 이 땅에서 상급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이곳에는 시험, 궁핍, 가난, 슬픔이 있지만, 저곳에는 상급이 있을 것입니다. 이곳의 삶은 수행과 시험의 길입니다.      

68. 만일 여러분이 인내하며 영적 아버지들에게 순종하고 겸손하게 행한다면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아름다운 상급을 주실 것입니다. 그것이 주님의 얼굴 앞에 기억될 수고입니다. 영적 아버지들에게 죄를 짓는 자는 주님께 죄를 짓는 자이고 주님께 죄를 짓는 자는 영적 아버지들에게 죄를 짓는 자입니다.      

69. 무엇보다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경배하며 항상 그분께 순종하고 매순간 그분의 뜻대로 행합시다.      

70. “순종하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해 힘쓰십시오.(필리 2:12)”라고 쓰여 있으니, 주님을 두려워하며 행합시다. 주님에 대한 두려움은 영혼에서 모든 간교함과 죄를 없애 버립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많은 악한 일에 빠집니다. 주님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을 보호하며 그가 자신의 육신을 벗어 던질 때까지 그를 지켜줄 것입니다 “우리는 임신한 듯, 해산하듯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낳은 것은 바람에 불과하여 이 땅에 구원을 베풀어주지 못하였습니다(이사 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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