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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쏭쏭 Jul 02. 2023

등이 아프다

세상에 등도 아플 수 있구나.

등이 아프다는 말을 듣기는 했었다. 잘 지내던 선배가 과거 등이 아파서 1년 가까이 고생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으니까. 그는 등 고통으로 누워서 잠들지 못했고,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는 것도 힘들다고 했다. 손님이 없을 땐,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가 손님이 오면 의자에 앉아서 일했다고 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 1년 가까이 전국의 유명한 병원은 다 다녔다고 했다. 그러나 원인은 찾지 못했다고... 해결책은 운 좋게도 동네 한의원에서 찾았다고 했다. 너무 아파서 급한 대로 갔는데, 그 한의원에서 침을 맞기 시작하자 통증이 줄어들었고, 지금은 완전히 정상인(?)이 되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만 해도, 아, 그렇구나- 참 고통스럽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이 아팠다.(모든 통증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다.) 당시 나는 승마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구보를 했다. 구보란 말의 움직임 중 하나인데, 말과 함께 속도감 있게 달리는 단계이다. 말의 달리기를 설명할 때 '다그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 다그닥, 에 맞춰서 몸을 움직여야 한다. 다른 단계에서도 그렇지만 속도 때문에 구보에서는 엉덩이가 잘 붙어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단계에서처럼 구보에서도 엉덩이가 붕붕 떴다. 내전근에 힘을 주고, 코어에 힘을 주어서 최대한 엉덩이를 말에 붙여서 함께 앞으로 나가야 했는데, 나는 부웅- 부웅 떠버렸다.


다- 하는 순간 몸이 붕 떴고, 그닥, 하는 순간 몸이 떨어졌다. 그 순간 온몸이 번개 맞은 듯 찌릿했다. 그다음 날부터 등이 아팠다.


그래서 나는 승마 때문에 등이 아픈 거라고 생각했다.


등 통증이 점점 심해질수록, 나는 승마를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승마를 그만두고도 등의 통증은 멈추지 않았다. 선배가 추천한 동네의 한의원도 찾아갔다. 한의사는 내게 승마보다는 자세가 불량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날개뼈 사이, 등 가운데가 정말 쪼개지듯 아팠다. 고통 속에서 나는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찾아보니 식도염이 심하면 등이 아픈 경우가 있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나는 소화 능력이 좋지 않았고, 승마를 시작하면서 주말 아침은 커피 한잔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먹으면 운동을 할 수가 없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의사에게 물어보니, 그런 경우도 있지만, 나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진짜 등이 너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겨우 자고 일어나면 아침에 등과 온몸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아침마다 삐걱거리는 몸을 폼롤러로 문지르면서, 어째서 이렇게 아픈가, 고통에 몸부림쳤다.


저기에서 조금 더 위, 날개뼈 사이! 저기! 나도 누가 좀 마사지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던 중, 나는 우연히 약간의 힌트를 발견했다. 그건 바로 어깨였다.


연관성을 발견한 건 아주 우연한 일이었다. 어깨 부상을 입은 후, 자기 전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이후 놀랍게도 등의 통증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매일 밤, 나는 다음날 아침을 위해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빼놓지 않는다. 무릎이 아프니까 무릎 스트레칭도 해야 하고, 허리도 아프니까 허리 스트레칭, 목 어깨 스트레칭.. 스트레칭만 해도 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하아...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다. 여전히 등 통증이 남아 있는데, 정밀 건강검진을 받아보았지만 특별히 나오는 것은 없었다. (췌장계통의 질환을 두려워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결국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달래고, 내일은 안 아프기를 기도하며 눈을 뜨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 제발 내일은 안 아프고 눈을 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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