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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엔 샴페인 Oct 20. 2023

'아직 한 발 남았다' 는 건

 ‘살아있는 모든 것은 다 권력에의 의지가 있다’ 고 니체는 말했다. 

아메바부터 고등동물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굳이 들지 않아도, 세상의 모든 영영에서, 생명의 근원에는 언제나 권력에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것은 우 리가 알고 있는 권력을 지향한다는 것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나간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언제나 니체와 함께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신은 죽었다’ 이외에, 트롯가수의 히트곡으로도 유명해 익숙한 단어 ‘아모르파티’가 등장한다. 그는 결국 최고의 권력자는 사랑을 가진자 라며,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그의 저서 안에 많은 비유와 상징을 통해 우리에게 일어나는 시련과 고난을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방식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운명을 사랑하라’ 는 그의 아모르파티는 결국 그가 주장하는 ‘영원 회귀’와 맥을 같이 한다. 이 삶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똑같이 무한반복을 하는데, 그럴 때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것으로 가치를 전환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해라’ 라는 뜻일 테다. 

“당신이 다시 태어나기를 영원히 바랄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아라 ”라는 그의 명제 속엔 니체의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소름이 쪼오옥 돋고야 만다. 지금 살고 있는 이대로, 죽을 때까지, 아니 그대로도 다시 처음부터 똑같이, 수없이 반복하는 영원의 세계 속에 있다고 해도 결코 허무해 하지 말 것이며, 있는 그대로 이 삶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 정말 “디오니소스적인 긍정”이라고 달리 말할 수 밖에.

 우리는 똑같이 하루를 살아간다. 형태는 다르지만, 방식 면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무섭도록 지치게 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모두에겐 삶을 만들어나가고, 끌어가야 하는 주어진 임무가 있다. 귀찮지만 억지로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을 뿐더러, 사실은 그러기도 바라지 않는다. 

 누가 매일 맛난 밥을 만들어 떠먹여 주는 거 받아먹느라 입만 벌리고 있으면 얼마나 심심한 노릇일까. 이젠 능동적인 내가 필요할 때다. 이미 때는 훨씬 지난 것 같지만, 이 역시 무한반복될 인생이라면ㅡ정말 그럴지 안그럴지는 아무도 모르는 말 그대로 ‘가설’이지만ㅡ 늦었을 때 이미 늦었을지언정 그래도 고쳐나가면 다시 한번 맞이할 똑같은 인생에선 낯이 좀 설 것 같다. 그래도 무언가 한 게 있으니, 보란 듯이 말이다.

 삶은 그렇게 끊임없이 창조되고, 그로 인해 내가 완성되어 간다. 좀 어설퍼도 괜찮겠다. 우리 모두 이번 생은 처음 아니였던가. 처음부터 잘했으면, 수정하고 보안하고 고쳐나갈 재미도 없이 밋밋하게 완전한 삶은 감동적이지도 그렇다고 꿀재미도 보장하지 않는다.

 나는 나의 삶을 생동감있게 살릴 생명에의 의지를 불태우고야 말아야 한다. 그것이 그가 말한 수 천 수 만가지로 구현되는 권력의 형식과 일맥 상통하리라 믿는다. 또한 나의 삶에 의무가 아닌 책임임과 동시에 애정인 것이다. 이번 생이 망했다고 누가 그리 말한다면, 아직 한 발 남았다고, 운명이 가혹하다면, 가혹한 대로 받아쳐 주자. 

 운명이 꽤 설득력있게 다가온다면 군말없이 따라가겠지만, 누구나 만만하게 그러진 않을 듯 싶다. 반항도 순종도 그 어떤 쪽에서도 자신의 인생에 득과 실이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신을 죽이는 것도 신을 살리는 것 역시 인간인 듯 싶다. 나는 살아있다. 하지만 수동적이다. 그랬던 거 같다. 수동적으로 살아있는 것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것보다 더 하찮다. 

 창조에의 의지를 갖고 주체적인 자아로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아모르파티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어 보겠다.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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