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초콜렛 하나가 뭐라고

아이와의 일주일, 나는 왜 그렇게 버텼을까

by 하루의 온도

초콜렛 하나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될 일인가 싶었다.

아끼던 초콜렛을 아빠가 아무 말 없이 먹어버렸다.

그걸로 삐져 저녁을 거부하고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간 아이.

나는 그게 더 화가 났다.

“그게 그렇게까지 억울한 일이야?”
“엄마가 이런 말도 못 해?”

저 작은 초콜렛 하나에 집안 분위기를 뒤집는 아이가 이해되지 않았다.

아이의 입장은 단순했다.
“아빠가 잘못했는데 왜 나한테 뭐라 그래?”

그 말이 그렇게 억울하다며 눈에 불을 켜고 소리치던 모습이 솔직히 나는 과하다고 느꼈다.

초콜렛 하나잖아. 다시 사주면 되잖아.

그런데 그 아이에게는 초콜렛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허락 없이 건드려진 마음,

아무도 자기 편이 아닌 것 같은 순간,
억울한데 설명할 기회조차 없다고 느낀 감정.

나는 그걸 못 봤다.

그날 이후 아이는 일주일 넘게 내가 해주는 밥을 먹지 않았다. 말도 하지 않았다.

같은 집에 사는데 공기가 달라졌다.

나는 더 억울해졌다.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사과를 해야 하나?’
‘왜 내가?’

사과를 하면 지는 것 같았다. 엄마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 같았고 괜히 내가 더 잘못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버텼다.

아이도 버텼다.

우리는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자존심을 붙들고 서 있었다.

결국 내가 먼저 말했다.

“너가 그렇게 이기적인 아이는 아닌데 그날 엄마가 널 너무 이기적인 아이로 몰아간 것 같아. 미안해.”

그 말이 나오기까지 나도 시간이 필요했다.

사랑이 넘쳐서 한 사과는 아니었다. 엄마니까 숙이고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이대로는 내가 더 망가질 것 같아서였다.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나도 살아야 하니까.

그날, 내 말을 듣던 아이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기다렸다는 듯 눈에 송글송글 맺히던 눈물.

그 눈을 보는데 이 싸움이 초콜렛 때문이 아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 이후에도 아이는 여전히 말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눈에 맺혀 있던 독기는 조금 빠졌다.

예전처럼 날 무시한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내가 기다려주고 있다고 믿기로 했다.

사춘기 아이를 키운다는 건 이기는 싸움이 아니라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싸움 같다.

초콜렛 하나가 뭐라고 이렇게 많은 걸 배우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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