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의 성지 한식부페

by 윤미용

혼자 밖에서 점심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나이가 먹어도 스트레스다. 거기에 한 번이라도 혼자라서 문전박대를 당해 보았다면 더욱 민감해진다. 큰 맘 먹고 혼자서 내가 좋아하는 낚지볶음을 먹겠다고 들어갔던( 그것도 배려 차원에서 가장 붐비는 12시~1시 사이는 피해서) 그 식당에서 낭패를 당했었다. 한가롭게 쉬고 있던 주인 부부(부부처럼 보였다)는 혼자 들어온 손님을 보고 불편한 기색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 쉬는 시간' 소위 break time 이란다. 혼밥하러 들어가는 어색한 상황에 운영시간도 미리 체크하지 않았겠는가. 입구에 그런 안내는 전혀 없었다. 하여튼 반론의 기회도 없이 내쫓기고 말았다. 그 기억이 혼밥을 용기내는 데 시간이 걸리게 만들었다.


인스타그램의 영향이었다. 유튜브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로 한 달 전부터 '시청기록 사용 중지'를 걸어두었는데......허전한 손가락은 인스타로 옮겨졌다. 딸아이가 '보이스 피싱 걸리지 않기' 등 생활 속 조심해야할 것들을 하루에 하나씩 매일 인스타 메시지로 보냈는데, 살펴 보려면 앱을 깔아야해서 그 정도의 기능만 이용하던 인스타가 궁금하긴 했었다.


인스타는 유튜브보다 알고리즘이 더욱 활발히 작동되는 것 같다. 인천 맛집이 떠서 클릭하고 다시 한 번 더 봤던것 같던데(장소가 어딘지는 댓글을 찾아봐야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그 이후로, 내가 사는 곳 주변의 맛집이 계속 올라온다. '내가 이토록 맛집을 등한시했었나' 싶게 모두 낯설다. 그 중, 혼자 점심을 먹어야 하는 나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혼밥 추천, 한식 부페'는 그야말로 유레카였다. 부페를 매우 귀찮아하는 사람으로서 한식부페는 한식이 어마무시하게 차려진 곳이라고만 알았는데....아주 적절한 구성이다. 아침을 먹지 않으니 점심은 좀 푸짐하게 먹고 싶고, 건강한 음식을 찾는 나이로서 한식은 맞춤이었다.


한식부페는 주로 건물 2층에 자리잡았으며, 주변에 흔히 있어서 찾기도 쉬웠다. 아주 만족스럽다. 만원 이내로 이렇게 다양하게 즐기는 것이 무슨 행운을 잡은 것처럼 들뜨게 했다. 프리랜서로 요일마다 일하는 곳이 다르다보니 쉽게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오늘로 3번째 한식부페다. 그 런 데.....


3곳 모두 다른 한식부페였는데....난 왜, 어째서, 모두 같은 집처럼 느껴질까. 내일은 까페에서 점심을 맞고 싶은건 왜일까....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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