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해도, 괜찮을 수 있다는 마음
나는 혼자 밥 먹는 게 익숙했어요.
그게 편했거든요.
어떤 걸 먹을지, 얼마큼 먹을지,
오직 내 마음만 생각하면 됐으니까요.
반면에,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는 건
정말 어려웠어요.
'내가 뭘 먹는지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다 남기면 이상해 보일까?'
이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식사 약속은 피하게 됐고
누군가 밥 먹자고 하면
“나 그냥 괜찮아” 하며 넘겼어요.
그게 편했어요. 그리고 덜 불안했어요.
하지만 어느 날, 마음에 작은 변화가 생겼어요.
'한 번쯤은 같이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조용히 떠올랐어요.
그날은, 마음이 너무 지쳐 있었고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살짝 용기를 냈던 날이었어요.
나는 조심스럽게 밥을 같이 먹기로 했어요.
부담되지 않는 시간,
내가 고를 수 있는 메뉴,
천천히 먹을 수 있는 자리.
그리고 다행히,
같이 밥을 먹은 사람은
내가 천천히 먹는 것도,
조금 남기는 것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식사를 마친 뒤,
나는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괜찮았어. 정말 괜찮았어.”
그 한 끼가 내 모든 걸 바꾼 건 아니지만
그날 이후, 나는 가끔씩
누군가와 밥을 먹는 자리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걱정되고 무서울 때가 많아요.
지금도 누군가와의 식사가
항상 편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날처럼
‘오늘은 조금 괜찮았다’
싶은 날이 생긴다는 게
나에겐 큰 변화예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비슷한 마음일까 봐
조심스럽게 말해주고 싶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혼자 먹는 것도 괜찮고,
누군가와 먹는 것도
천천히 연습하면 돼.
네가 편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는 날이
하나씩 늘어나길, 나도 함께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