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했지만, 내게 필요했던 선택

혼자 쉬는 시간이 더 소중했던 날

by 살쪄도괜찮조

원장님과 같이 오후 8시 넘어서 같이 퇴근하게 되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지나가려던 찰나, “바쁘니?”라는 물음이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아니요”라고 대답했고, 곧 “그럼 저녁 같이 먹을래?”라는 제안이 따라왔다.

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고,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다.
그냥 조용히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하지만 ‘거절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괜히 민망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너무 예의 없어 보이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들이 머리를 채웠다.

그래도 결국, “가족이랑 외식하기로 했어요”라고 말했다.
사실은 아무 약속도 없었다.
그냥 ‘쉬고 싶다’는 이유로는 거절할 자신이 없어서, 익숙한 핑계를 빌린 거였다.

집에 돌아오고 나니 마음이 좀 불편했다.
나 혼자 쉬고 싶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사실이, 왜 이토록 무겁게 느껴질까.
하지만 곧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내가 정말 필요한 건 뭐였을까?’

정말로 필요했던 건, 조용히 나만의 공간에서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다.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휴식 말이다.
그걸 선택한 건 분명 나였고, 나를 위한 결정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상황에서 늘 상대의 마음부터 신경 썼다.
혹시 서운하지 않을까, 불편하지 않았을까.
그 생각에 내가 얼마나 지치고 힘든지는 항상 뒷전이었다.

이젠 조금 달라지고 싶다.
누구보다 나를 먼저 챙기고,
내가 괜찮아질 수 있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


혹시, 누군가의 제안에 매번 맞춰주느라 정작 자신을 놓치고 있다면
한 번쯤은 네 마음을 먼저 살펴봐도 괜찮아.
‘쉬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그건 변명도, 이기심도 아니야.
그건 네가 너 자신을 잘 돌보고 있다는 증거야.

오늘 너의 선택이, 너를 더 편하게 해 주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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