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는 하루에도 마음은 무너질 수 있어요
그날은 평소처럼 일어나서
밥 먹고, 준비하고, 나갔어요.
특별한 일도 없었고,
딱히 속상한 일도 없었어요.
근데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어요.
숨도 잘 안 쉬어졌고,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그냥,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나는 식이장애를 겪고 있어요.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얼마나 먹어야 할지 늘 신경이 쓰여요.
그날도 마찬가지였어요.
내가 계획한 것보다 조금 더 먹었을 뿐인데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또 너무 많이 먹은 거 아닐까?”
“나 지금 잘못하고 있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어요.
사실 예전에는 이런 기분이 오면
혼자 참았어요.
괜히 약한 사람 같아서,
괜히 예민한 사람 같아서요.
근데 요즘은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마음이 무너질 땐,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지금껏 너무 많이 참고 있었던 거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버티는 중이라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예요.
혹시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왜 이런 걸로 힘들지?” 싶은 날이 있다면
그건 진짜 힘든 거예요.
마음은 숫자로도, 말로도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하루를 버티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