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참다가 결국 먹게 되는 이유
나는 요즘 하루 두 끼를 먹는다.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과 저녁만 먹는다.
점심은 비교적 잘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
칼로리가 적은 음식,
가공식품보다는 정해진 양이 있는 음식을 골라서 먹는다.
그때까진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하루가 저물고 저녁이 되면,
참았던 마음이 서서히 무너진다.
입이 심심하다기보단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허전함을 음식으로 채우고 싶어진다.
내가 배가 고픈 건지,
마음이 허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먹기 시작한다.
처음엔 한두 입이었는데,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면
생각보다 많이 먹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때부터는 후회가 몰려온다.
“왜 또 이렇게 먹었지…”
“조절을 못 하다니, 오늘도 실패야.”
이런 마음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하다 보면
내가 나를 더 미워하게 된다.
그리고 그 미움은 다시 불안으로 돌아온다.
그 불안은 또다시 저녁의 폭식으로 이어진다.
계속되는 반복.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못 참아서 그런 걸까?
내가 나약해서 그런 걸까?
아니다.
그게 아니라,
하루 종일 너무 많이 참고 살아서 그런 거였다.
감정도 참았다.
힘든 일 있어도 괜찮은 척하고,
먹고 싶은 마음도 눌러두고,
하루 종일 나를 억누르고 있었던 거다.
저녁은
그 눌러둔 감정이 터져 나오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무너진 거지,
내가 약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요즘은 그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무조건 “먹지 말자”는 말보다
“왜 지금 먹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말도 스스로에게 해준다.
“오늘도 많이 애썼어.”
“지금 먹고 싶은 건, 몸보다 마음 때문일 수도 있어.”
“조금 먹었다고 해서 잘못된 하루는 아니야.”
내가 무너진 건 잘못이 아니고,
지금껏 잘 참고 버틴 나의 흔적일 수도 있다.
그렇게 조금씩
내 마음을 이해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