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가 나를 말해주는 건 아니니까
예전에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꼭 체중계에 올라갔어요.
발끝을 조심스럽게 얹고, 숫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죠.
그 숫자가 내가 오늘 잘 지내도 되는지를 정해주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기대보다 낮은 숫자가 나오면 마음이 조금 편해졌고,
생각보다 높게 나올 땐 ‘어제 뭘 그렇게 먹었지?’ 하며
하루 종일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괜찮은 척해도 사실 속으로는 너무 힘들었죠.
이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니
점점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졌어요.
음식을 먹는 것도, 거울을 보는 것도,
다 숫자에 맞춰 조절하려 하다 보니
나답게 사는 게 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주변에서는 “살쪄도 괜찮아”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 말이 위로가 되지 않았어요.
그 말은 따뜻했지만, 내 안에 있는 불안까지 사라지진 않았거든요.
왜냐하면 나는 아직도 숫자에 마음이 휘둘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조금씩 달라지려는 노력을 해요.
체중계를 피하는 날도 있고,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일부러 계산하지 않으려는 날도 있어요.
아직은 불안하지만,
그 작은 시도가 내가 나를 더 아껴주려는 마음이라는 걸 알아요.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내게는 그걸 해내는 하루하루가 큰 용기예요.
내가 먹은 음식보다, 오늘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더 먼저 물어보려고요.
"오늘 하루도 잘 버텼구나"라고
나에게 말해주는 걸 연습하는 중이에요.
혹시 지금도 숫자에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면,
그건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이에요.
우리 마음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당신은 분명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당신은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오늘도 잘 버텨줘서 고마워요.
혼자라고 느낄 때마다, 이 글이 당신 곁에 살짝 기대어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