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나서 후회하는 나, 이상한 걸까?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울까

by 살쪄도괜찮조

점심을 먹고 나서
간식까지 손이 갔다.
처음엔 “하나만 먹자”였는데
결국 “이왕 먹은 김에”라는 말로
손이 두 번, 세 번 더 갔다.

그러고 나서 찾아오는 건
언제나 똑같은 감정이다.
“또 이렇게 먹어버렸네.”
“왜 난 참질 못하지?”
“이러니까 안 되는 거야.”

그 순간,
배보다 마음이 더 무겁다.
배는 부른데 마음은 계속 속삭인다.
‘넌 또 실패했어.’
‘이러니까 안 괜찮은 거야.’

많이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먹어도 괜찮아.”
“살쪄도 괜찮아.”
그 말들, 머리로는 안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일 수도 있다.
근데 나한텐…
그 말조차 무거울 때가 있다.

왜냐면,
정말로 괜찮다고 믿기엔
나는 아직 그 말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말해도
내 마음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날이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도 해본다.
혹시 나만 그런 건 아닐까?
혹시 이 마음, 이상한 게 아닐까?

근데 말이야,
그 후회조차 ‘내가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모습’ 아닐까?
먹은 것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는 건
내가 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그리고 가끔은
그냥 그날 하루가 좀 그랬던 거라고
넘겨도 되는 날이 있잖아.
늘 완벽할 순 없잖아.
그날의 기분, 그날의 공기, 그날의 피곤함이
나를 그렇게 만든 걸 수도 있어.

나는 아직도 “살쪄도 괜찮조”라는 말을
온전히 믿지는 못해.
하지만 언젠가는
그 말을 내 마음 안에서도
부드럽게 꺼내 쓸 수 있기를 바라.

오늘 후회했더라도
그게 나를 나쁘게 만들지는 않아.
그저, 내가 지금 조금 더
나를 이해하는 중이라고 믿어주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살쪄도 괜찮다 하지만 나는 아직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