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계획, 오늘은 지키지 못했어요

먹고 나서 남은 건 속 더부룩함과 후회

by 살쪄도괜찮조

주말 점심, 오늘 하루는 계획대로 먹어야지 마음을 단단히 먹었어요.
평일 동안은 그럭저럭 규칙을 지키고 있었고,
주말에도 같은 흐름을 유지하고 싶었거든요.
점심은 정해둔 양만큼만 먹었고,
식사를 마치고 나니 ‘이번 주말은 무사히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꽤 단단했어요.

하지만 오후가 되면서 조금씩 불안한 기운이 스며들었어요.
배가 고픈 건 아닌데, 뭔가 허전했어요.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다가도 집중이 안 되고,
핸드폰을 보다가도 자꾸 주방 쪽으로 시선이 갔어요.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자,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만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꺼낸 건 작은 간식 한 봉지였어요.
봉지를 뜯는 순간, 고소한 향이 퍼지고,
첫 한 입이 입안에 들어가자 묘하게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게 시작이었어요.
‘이 정도는 괜찮아’라는 생각이 금세 ‘조금만 더 먹자’로 바뀌었고,
조금만 더… 한 번만 더… 하다 보니
식탁 위와 냉장고를 오가게 되었어요.
그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마치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내 몸을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앉아서 먹다가,
어느새 서서, 그리고 티브이를 켜 둔 채 무심코 손이 가더군요.
배는 점점 무겁고 둔해졌는데, 이상하게 멈출 수가 없었어요.
머릿속에서는 “그만 먹어”라는 목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손과 입은 그 말을 무시했어요.

결국 저녁을 시작한 지 1시간이 넘어서야 숟가락을 내려놓았어요.
속이 꽉 차서 숨쉬기가 불편했고,
앉아 있는 것조차 답답했어요.
무엇보다 마음이 더 무거워졌어요.

주말이라서 괜찮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왜 이렇게밖에 못하나’ 하는 자책이 먼저였어요.
음식이 나를 위로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먹고 나니 남은 건 후회뿐이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글로 남기면,
다음번에 같은 상황이 왔을 때 잠깐이라도 멈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이번 주말은 실패였지만,
다음 주말에는 조금 더 나를 지켜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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