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보다 마음이 먼저 무거웠다.
머릿속에 어젯밤 장면들이
슬로우 모션처럼 떠올랐다.
숟가락을 들던 손,
멈추지 않던 나,
빈 접시와, 버려진 포장지들.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이미 스스로를 책망하는 목소리가
속에서 울려 퍼졌다.
‘왜 그랬을까.’
‘어제 참았으면 오늘 기분이 다를 텐데.’
씻으려고 거울 앞에 섰다가
시선을 피했다.
얼굴이 부은 건 음식 때문인지,
밤새 울어서인지 잘 구분이 안 갔다.
배가 부풀어 있는 것 같아
손으로 옷을 꾹 눌러봤다.
아침 식사는 건너뛰었다.
무언가를 먹으면
더 무너질 것 같았다.
그렇다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공허한 속이
나를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
하루 종일 어제의 숫자와 장면이
머릿속을 차지했다.
칼로리 계산, 체중 증가, 그리고 후회.
일을 하면서도, 대화를 하면서도
머릿속에서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밤이 되어 집에 돌아왔을 땐
몸이 지쳐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어제의 폭식이 오늘 하루를 다 삼켜버린 것 같았다.
한 줄 소개문구
어제의 내가, 오늘 하루를 먹어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