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 다음 날의 몸

붓기와 무거움이 남긴 흔적

by 살쪄도괜찮조

밤새 포장지를 쌓아두고 잠든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느끼는 건 배의 무거움이다.
아직도 속이 가득 차 있는 것 같고,
숨을 깊게 들이쉬면 명치가 답답하다.

거울 앞에 서면 얼굴이 평소보다 부어 있다.
눈꺼풀은 무겁고, 턱선은 흐릿해져 있다.
손등을 눌러보면 자국이 오래 남는다.
몸 전체가 물에 잠긴 것처럼 무겁다.

화장실에 앉아도 잘 나오지 않는다.
속은 더부룩한데 시원하게 비워지질 않는다.
머리까지 둔해지고, 움직이기조차 귀찮다.

이런 날은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바지를 입으려다 허리 부분이 꽉 조여서
“어제 먹은 게 그대로 남아 있구나”라는 생각에 더 우울해진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따라 무너진다.
“왜 또 그랬을까, 왜 멈추지 못했을까.”
자책이 밀려오면 하루 종일 거울을 피하게 된다.
집 밖에 나가는 것도 싫고,
사람을 마주치는 것도 불편하다.

폭식 다음 날의 몸은 나에게 벌처럼 다가온다.
먹을 땐 잠시 편했지만,
그 대가는 이렇게 하루 종일 따라온다.
그럼에도 나는 안다.
이 불편함이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사라지고,
그러면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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