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친구와 함께 먹는 아침부터 여는 쌀국숫집에서 양지쌀국수 두 그릇을 시켜 먹던 시절이 있었다.
아침부터 만나서 부스스한 머리, 그리고 갈라지는 목소리, 퉁퉁 부운 뽀얀 얼굴. 그 모든 것이 편안함의 완벽한 실체였다. 우리는 자연스레 쌀국수를 시켰고 국물을 제일 먼저 호로록 들이켰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맛.
그저 자연스러운 시간들이었다. 아무 말 없이 한가닥 한가닥 쌀국수 면을 건져낸다. 그리고 입속으로 호로록 넣었다. 가볍게 부드럽게 면을 입속에 집어넣듯, 우리의 삶의 숙제들도 그렇게 소화시켜 본다. 부드럽지 않을 때도 충분히 익지 않은 면도 있지만 삶은 그 또한 받아들이고 속에 담아내는 일임을 떠올린다.
대인관계가 일이나 의무가 아니고 그저 경험이고 생활의 한 가지 맛이길 바랐던 날들이 있었다. 무던히 그냥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약속을 잡는 일이 어려워지지 않기를 바랐던 시간들이 이젠 전혀 회한스럽지 않으니 시간이 흐르긴 흘렀다. 어떤 부담이나 어려움이 되지 않고 그저 즐거운 일상이 되고 그 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 되기를 바랐는데 바라는 데로 되었다.
외국음식과 우리나라 음식이 섞여서 순한 향의 쌀국수 면발이 되듯. 아침에 먹어도 부대끼지 않는 편안함을 주는 인연들과 함께하는 쌀국수처럼. 차오르는 인생의 결실, 그 밖의 풍요와 아침의 고요함. 편히 보는 옆 사람으로 인한 만족감 충만한 시간. 모든 것이 손톱만큼이라도 행복해지면 그걸로 족하다던 나날들의 기록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