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가 문득 뜻밖의 행운처럼 순간의 행복이 온다. 실수 하나가 굉장히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때로는 샘물 한 모금 없는 사막같이 삭막하기 그지없는 근무 환경임에도 이 긴장감 속에서 생동감과 행운을 느낀다. 언제쯤 익숙해지고, 배테랑 같은 면모를 가질 수 있을까? 작은 일, 작은 서브역할임에도 내 실수는 치명적으로 이어지니. 어깨가 무거운 것은 시일이 지나도 변함없는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일적으로 질책받고 질타받는 상황임에도 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되, 다음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에 더욱 집중하는 태도를 배워간다. 쓴소리도 단소리도 달게 받는 자세를 배운다.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존경하는 동료분께서 손수 난로 위에 구워주신 홈런볼이 캠핑장에서 맛보는 것보다 맛있을 줄이야. 난생처음 먹어봤지만 그 어떤 간식보다 눈이 휘둥그레 지리만큼 새로웠다.
흔히 먹는 캠핑장 간식이라고 하는데 캠핑이라면 글램핑도 한 번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신세계를 맛보았다.
달달하고 겉은 바삭하고 사르르 녹으며 초코필링은 액체가 되어 입에서 녹는다. 그 달달함에 하루일과의 피로가 녹아난다. 힘들어도 서로만의 온도로 서로를 각자의 방식으로 위한다. 보기보다 위험하고 다칠 수도, 서로 손 발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는 협업과정이지만 그 안에서도 서로를 위한 도움의 손길은 변함없다.
그래서 이곳에 몸 담그는 순간이 불평보다는 좋은 선택, 좋은 버팀, 좋은 성장의 계단이라고 느낀다.
세상을 누구보다 넓고 깊게 이해시켜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나의 삶에서 큰 모토가 되어주시는 이들에게 감사하다.
이런 삶이 주어진다는 게 행운이다. 성찰의 시간, 성장의 시간 모든 게 소중한 밤이다. 오들오들 떨며 한겨울 캠핑장에서 먹는다 해도 그 보다 맛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뭐든지 첫 기억이 소중하듯. 이 기억은 내게 길이길이 기억에 남을 맛이다. 그대들에게도 이런 기억이 있으리라. 조금만 떠올리고 행복을 감상하시길 바라본다.
소중한 인연들을 상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 살만한 삶 아니겠는가. 우리 모두 인생의 타이밍이 제대로 맞닥뜨려진 9회 말 2 아웃 이래도 달달하고 따뜻한 홈런볼을 기대하는 부푼 마음으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