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과 콘셉트 -
Remain Coffee / 리메인커피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동 12-5번지 1층 2017. 07.01
-
눈 뜨고 정신 차려보니 가계약을 해놓은 상태였고 남은 보증금 잔금까지 2-3주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나에겐 있는 돈 이라곤 끌어모아봐야 1000만 원 남짓, 상가건물 보증금은 1500만 원에 월세 80만 원이었다.
막막했다. 세상의 벽이라곤 누가 알려주지도 않고 배울 생각조차 없었던 나는 막상 코앞에 닥친 해결해야 할
자본의 벽을 맞닥뜨리게 되었던 것이다. 저 돈을 어떻게 마련하고, 시작하지.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1. 예산과 현실의 두려움.
가족의 도움(큰누나)을 받아, 1800만 원가량의 돈을 얻게 되었다. 물론 이것마저 누나의 지인에게 빌렸다.
개업하고 나서 신용보증재단에 가서 청년창업대출을 받으면 바로 갚는다는 조건으로 꽤 오랜 지인이었던 분이 빌려줬던 거다. 이로써 나에겐 2800만 원이 생겼고, 약속된 잔금 날에 보증금을 낼 수 있었다.
남은 1300만 원으로 인테리어부터 카페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물품까지 전부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거다.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았지만 우여곡절, 배고픈 시절이 올 거란 예감이 든 부분이다.
(기록하는 지금도 그 당시에 감정이 느껴진다. 아마 글쓴이처럼 부모님이나 주변의 도움 없이 창업 예정인 사람들은 전부 다 경험하게 될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2. 걱정의 예산을 마련해 두니 마음의 짐이 아주 조금은 덜어졌다. 이제 인테리어 업체를 찾고 시작해야 한다.
헌데, 누가 있겠나. 몇 년간 카페에서의 실무 말곤 주변의 학연, 지연이라곤 아무도 없던 나인데.
그 당시엔 인스타그램이 지금처럼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 아니었기에 아무런 정보가 없던 나는 맨땅에 헤딩 말곤 없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모르겠더라. 우연히 작은 외삼촌의 지인분이
현장소장일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소개를 받았다.
선택의 여하 없이 그분께 공사를 부탁드렸고, 첫 삽을 떴다.
3. 인테리어 첫 미팅 날 첫 질문은 바로 예산이었다.
얼마를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무런 생각 없던 나는 되물었다.
"얼마가 필요할까요?" 질문에 질문으로 답을 하다니, 내가 인테리어 업자였어도 쉽게 생각했을 맥락이다.
소장님은 어떤 콘셉트와 예산이 있는지 되물었고, 이에 나는 그 당시 유행했던 원목 위주의 커피숍을 원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예산은 1300만 원이 있는데, 많이는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장님은 며칠 뒤까지 정해서 알려준다고 하고 첫 미팅을 마무리했다.
며칠 시간이 흘렀고 2번째 미팅 날이 되었다. 그날 인테리어 견적 1000만 원을 받고 바로 시작하였다.
그때의 나에게 인테리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커피숍은 커피가 맛있으면 돼지 뭐 -
그렇게 나의 처음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