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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태권 May 19. 2021

#19 기분좋은 공간

앤드테라스 공간기록, 파주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것은 그 사람의 외적인 모습일 수도, 몸에 밴 습관일 수도, 그 사람이 가진 인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의 기분을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복합적이기 때문에 간혹 본인이 느끼는 기분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때도 있어요.


사실 기분(氣分)은 감정(感情)과 매우 관련이 깊어요. 기분과 감정의 차이에 대한 견해가 워낙 다양하게 논의가 되고 있어 명확히 구분하기 힘들지만 보통 ‘감정이 지속하면 기분이 된다’고 해요. 저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 위에 ‘기분’이라는 싹이 튼다고 이해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슬픔, 기쁨, 분노와 같은 ‘감정적 상태’가 대상 또는 환경과 결합해 ‘기분’이라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기분은 매우 즉흥적이라 내 감정이 어떤 환경과 만나느냐에 따라 그것의 정도는 매우 다를 수 있어요.


똑같은 공간이라도 매번 다른 기분으로 느껴지는 것은 저마다 다른 감정 상태에서 그것을 다르게 대하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땐 그저 사진찍기 좋은 정도에 그쳤다면 그다음에는 천창에서 떨어지는 빛의 색과 공간의 분위기를 시시각각 마주할 수 있었고 이번에 되어서야 주변 환경에 아닌 그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기분으로 이곳을 만끽 할 수 있었어요.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진취적이라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에서 우리는 평소 느끼고 기분과 감정을 돌볼 틈 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20분 동안 먹는 밥을 소화하는 데만 8시간 이상 걸리는데 말이죠. 그러니 매번 다른 장소도 좋지만 가끔은 똑같은 장소에서 환경과 반응하는 기분을 통제하고 저 깊숙이 있는 내 감정을 잠시 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같이 하면 할수록 참 기분 좋아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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