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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태권 Feb 15. 2021

#2  합주

2017년 교회프로젝트

합주를 예술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 수고와 노력의 양을 들여다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악기 하나마다 소리를 내는 방법과 원리가 다르고 이를 훈련하는 노력은 물론 다른 악기들과의 밸럴스를 맞춰내는 수고는 가히 가장많은 훈련과 시간이 요구되는 작업들 중 하나일 것이라 단언합니다. 그 조화와 규칙의 밸런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히 구사되어야 마침내 한 곡의 교향곡이 만들어지죠. 한 음절의 실수가 전체 교향곡을 망칠 수 있기에 몇십명의 교향원들의 완벽한 호흡이 요구됩니다.


본 계획안은 낮은 음으로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입구를 크게 내어 사람을 환영하는 큰 입구가 아니라 몸을 낮추어 들어와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는 전개를 취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메세지를 단순히 받드는 것이 아닌 신자 모두가 깨우칠 수 있는데에 더 큰 목적을 두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목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골적인 형태로 드러내지 않고, 가리고 숨김으로써 공간을 발견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경험을 전개시켰습니다. 계단, 창, 벽 같은 요소들이 저마다 존재하는 의지를 지닌채 각자의 위치에서 강약의 밸런스를 조절시켜 결국 전체로 하여금 하나의 합주곡을 연상케 했습니다.


또한 crosses seive라는 개념을 통해 한명의 절대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모여 이상향을 이뤄낸다는 새로운 종교개념을 제안해 보았습니다. 신자 한명한명을 상징하는 작은 십자가들이 그룹된 모습으로 체(seive)를 형성하고 그것이 네방향의 입면 모두에 드러내도록 하였습니다. 이 체를 통해 투영되는 빛이 내부공간에 이르게 하고 이를 통해 절대자(light)와 신자(cross object)가 함께 반응하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도록 제안했어요. 그리하여 기존의 교회건축물에서 찾아보기 힘든 큰 창을 가진 입면이 계획됩니다. 또한 이는 하나의 소리들이 모여 전체의 교향곡을 이루는 개념을 상상케 합니다.


상대적으로 장단점을 분석하고 위험요소를 피해 계획했던 지금까지의 현상설계와는 달리 매우 직관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만 집중을 했던 이번 프로젝트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심사위원들에게 잘 전달되어 직접 지을 수 있도록 허락받은 자랑스러움이 되었어요.(당!선!) 존경하는 박승홍 건축가와 멋진 팀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영광스러운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AU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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