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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Mar 12. 2024

하나만 보고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09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 구 번째



"다음 주에 종합학력시험을 치릅니다" 안내 메시지가 왔다. 졸업으로 가는 넘어야 할 필수 과정 중 하나가 그동안 들었던 수업 중 몇 개를 택해서 다시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내겐 어려웠던 과목이었는데 다시 먼지 묻은 전공책을 털어내고 꺼내 읽어야 했다. 이상심리에 관한 것들이었는데 그냥 평소에 보고 싶을 때 보면 흥미롭게 읽히는데 어느새 시험으로 쳐야 한다 하니 눈에 들어오는 게 전혀 없었다.



MBC 드라마 "사랑했나봐" 120화 2013.04.01 中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 라는 소식을 들고

우울장애, 불안장애 파트는 익숙하지만 신경증을 넘어 정신증으로 넘어가게 되면 와닿지가 않았다. 조현병 파트부터 입에서 오렌지 주스가 나오는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 하는 유명한 드라마 장면처럼 마시던 물이 주르르 나올 것만 같았다. 아... 정신질환을 나누는 분류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일단은 신경증이 있다. 신경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내가 이해하기론 뇌의 신경적인, 화학적인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듯했다...(자신없다).


그리고 후자인 정신증은 어떻게 보면 정신이라는 측면이 추상적이기도 해서 거시적으로 뇌의 오류로 인하여 현실과 다른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그래서 조현병이 대표적이고 환각, 환청, 환시등의 증상을 겪을 수가 있다. 예전에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그 질환이 맞다. 또 조현병에서도 정동장애니 양상장애로 나뉜다고 하는데 다시 "선정이.."가 나올 것 만 같다.


"대학원에 들어오면서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코 "연구방법론"을 이야기하고 싶다. 논문을 쓰는 가장 기초적인 교양과목이기도 한 셈이지만 통계가 들어가는 순간 특히 심리학은 통계와 아주 밀접하고 너무나도 친한 학문이기 때문에 진짜로 고등학교시절 수학 0점을 맞은 전설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수포자였던 나는 머리가 아득해질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대부분 프로그램으로 하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겠으나 그냥 접근하는 게 꺼려지고 괜히 효능감이 낮아지고 소수점자리나 그런 거 때문에 괜히 다른 논문 읽기가 꺼려지는 마음이다. 그래서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냥 하는 것은 심리학이라는 과목이 좋기 때문이다. 소명의식을 가진 채 심리학에 입문했기 때문에 특정 과목은 아주 그냥 홀린 듯 하지만 그 외에 다른 심리학 과목들은 눈에 안 들어오는 것도 있다.


좋아하는 것만 한다는 유치한 발상은 전혀 먹히지 않는 진리처럼 좋아하는 것 하나를 위해 나머지 싫어하는 것 8,9를 견뎌 내야 한다. 그러나 그 하나가 스스로에게 엄청난 가치와 애정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할 가치는 충분하다. 그래서 진로선택이나 진로고민도 좋아하는 것이니 잘하는 것이니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게 싫은 것 중에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싫어하는 것을 해야만 하는 과정을 고려한다면 무어라 딱 답이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것만 보고 들어와서 싫어하는 것을 버텨내다 어느새 그것을 더 잘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전혀 다른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나는 기본적으로 심리학이라는 과목이 재미있으니까 아주 그냥 육수에 칼국수 해 먹고 비빔밥 해 먹고 누룽지 해 먹을 때까지 우려먹고 또 우려먹을 것이기에 이러한 과정을 기꺼이 견뎌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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