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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May 24. 2024

끝의 끝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82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팔십 이 번째




일정한 삶의 패턴을 키우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한 습관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잡혀갈수록 그것을 소거하는 데는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 키울 때보다 없애려고 할 때 에너지가 더욱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첫 단추를 잘 꿰야한다는 말처럼 어떤 일상의 루틴을 키워낼지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흘러가는 대로 혹은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가장 좋다며 잡초를 뽑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습관을 다룬 책들 중에서 나도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일정한 습관을 키우려고 발버둥 치다가 도중에 의도적이든 어쩔 수 없었든 못하게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러다가 습관에 대해 차질 없이 매일 해야 할 본인만의 계획에 금이 갔다고 생각해서 애초에 사기가 팍팍 떨어지는, 이내 얼마 못 가 손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있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해보았으리라 추측해 본다.


잘하다가 하루나 이틀 안 하게 되면 어느새 며칠 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고 싶어 진다. 그냥 놓아버리는 것이 크게 손해 볼 장사도 아니고 키운다고 해도 가시적인 결과로 보이지 않기도 해서 어영부영 끝내는 경우가 나는 많았던 것 같다. 굳이 안 해도 되는 생각도 기저에 있었고 언젠가는 또다시 전념하겠지란 안일한 생각이 이런 어영부영한 상태를 계속 반복했다. 


작심삼일로 대표되는 일련의 일상 속 후회들을 떠올려보면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렇지만 키워나가는 데 있어 못하거나 안 할 경우 다시 연결고리를 만드는, 다시 하게 되는 태도가 아싸리 습관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떤 습관을 만들지는 별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핵심은 과정 중에 만들다가 도중에 마주치는 포기라던가, 안일함의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계속하게 만들지가 관건인 듯싶다.




이런 부분은 습관을 만들어 나갈 때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자세이자 능력인 것 같다. 며칠 반복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며칠 반복하다 끝내는 건 모두가 할 수 있다. 거기서 분기점이 나눠지는 듯한 느낌도 든다. 누군가 궁시렁대며 다시 하려고 한다면 결국 습관 만들기 종착점에 다다른다. 도중에 포기했던 많은 이들도 훌륭한 성과를 낸다. 다만 10일 정도 하는데 하루이틀 안 한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그들은 8일 한건 생각 안 하고 이틀 안 한 것을 목매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내가 그랬거든요... 예.. 어쩌면 완벽하게 흠결 없이 해내려 하는 욕심인지 몰라도 이 또한 굉장히 균형적이지 못한 시각임이 틀림없다. 정말 저울대에 올려놓고 "사랑과 전쟁"처럼 따져보자 한다면 당연히 8일 한 것에 고무적인 채로 있어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나만 그런 건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이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이내 포기해 버리는 악순환을 겪는다. 그러면서 "나는 맨날 작심삼일 하고 그런다 언니?"하고 카페에서 누군가를 앞에 두고 스스로를 탓한다.


10일 하다가 2일 못하면 다시 8일 때 했던 것을 이어나가면 된다. 사람에게 있어서 완벽이란 없다. 더군다나 어떤 능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완벽을 바라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된다. 완벽을 논하기 전에 혹은 퀄리티를 논하기 전에 나는 개인적으로 습관을 만들 때 양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일 밤낮 집중했다 하더라도 거기서 끝나버리면 습관이라는 의의도 사라지기 때문에 너무 욕심은 차라리 파이를 키우고 다음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 오히려 중도에 포기해 버리면 시간만 늘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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