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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n 24. 2024

정상 영업합니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1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십일번째



매일 올리던 녀석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음을 느끼신 분도 계셨을것이다. 맞다. 몇일 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그래서 해외에서 와이파이로 이미 저장했던 글을 올리긴 했는데 나머지 이틀은 이동하는데 너무 빡세다 보니 글 쓸 시간과 여유조차 없었다. 양해부탁드린다. 오늘 다시 정상영업한다. 해외여행을 가까운 일본으로 다녀왔는데 처음 가보는 일본이라 기대반 걱정반도 수하물과 함께 한껏 가지고 비행기에 탔다.



비행기 탈때 신발 벗고 타는 것 다들 아시는지 모르겠다. 나는 슬리퍼로 갈아신고 검사받고 기내에 탑승했다(?). 농담이다. 예전에 진짜로 그랬는줄 알았는데 제주도 여행 때서야 거짓임을 알게 되었다. 짧지 않은 기간동안 부모님과 함께 일본 이리저리 돌아보는 코스를 짰긴 했는데 여기저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가면 한국 사람 말소리밖에 안들린다라고 해서 난이도 최하이겠거니 하고 마음을 안정시킨 채로 떠났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명소위주, 도시 위주의 이야기였음을 눈치챘어야 했다. 물론 내가 간 지역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긴 했지만 패키지여행 그리고 버스투어가 아닌 현지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돌아다녀보자라는 멋모를 용기와 함께 일본에 입국했다. 처음 심사대에 통과하고 렌트카를 빌리기까지 크게 어려움은 없었는데 막상 운전대에 앉아보니 걱정이 되긴했다.


운전석이 오른쪽이며 도로상황이 우리나라와 정반대라 정반대로 인식하고 운전해야했다. 렌트카 운전 여행후기를 보니 누군가는 우회전을 우리나라처럼 생각하고 좁게 돌아 들어갔더니 역주행 해버렸던 놀라운 에피소드를 올려놓기도 했다. 아무튼 살살 가며 앞 차를 그대로 따라 가 최대한 모방하려 했다. 인상깊었던 점 중 하나가 일본인들은 크게 과속하지 않고 기꺼이 양보해준다는 점이였다.



나 같은 슈퍼 겁쟁이가 강원도 산길자락 같은 일본 산길 도로를 어느새 운전하고 있었다. 산 비탈을 S자형으로 올라가며 원시림같은 일본의 지역 환경이 참 보기 좋았다. 일본의 일반 도로가 일차선으로 타이트 하다보니 하필 여행 간 날이 장마시작이라 스파르타식 최단기 코스로 일본 운전을 섭렵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유유자적하게 드라이브를 하며 "효도관광"을 표방하며 다녀왔다.


막상 가보니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일본에 대해 좀더 알수 있게된 경험이기도 했고 일본만의 장단점도 충분히 느껴볼만했다. 내 또래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도시에서 관광을 즐기지만 우린 휴양림 컨셉으로 갔다왔다. 다녀오면서 나도 모르게 그동안 스스로 많이 변했음도 느꼈다. 예전 같았으면 쭈볏쭈볏하고 물어보기전에 머릿속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긴장하며 사람들에게 대화를 시도했겠지만 이번 여행에선 그런 거 전혀 없이 무작정 들이박아가며 없던 영어 지식창고에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동원하니 꽤 재미난 여행이였던 것 같다.


이번년도인가? 올해 일본을 찾는 관광객중 우리나라 사람만 천만명에 다다를 것이라는 뉴스에 달린 댓글엔 일본 여행 가는 사람들을 욕하는 글도 보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의 관점이 다르겠지만 문닫고 꽁꽁 닫고 사는 세상이 아닌이상에서야 이미 우리 손에는 일본 제품이 손에 들려있고 일본 문화를 경험하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도 고령화로 지역소멸화가 적지않게 진행되는 와중에 관광지에선 한국말을 열심히 하고 있는 일본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골뱅이를 많이 먹는 우리나라가 영국인가 스코틀랜드 어느 지역 어민들을 먹여 살리듯이 한국 관광객과 중국관광객때문에 지역경제가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다들 알다시피 지금은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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