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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un 30. 2024

역설의 힘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317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삼백 십 칠번째



내게 도움이 되었던 많은 교훈 중에 하나가 기독교의 사도 "바울"이라는 사람의 태도에도 영감을 받았다. 종교 이야기를 달가워 하지 않는 많은 이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마 내 글을 꾸준히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이 녀석이 종교 그 자체에 관심이 많은 꼬마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그리고 나는 크리스천인데 대다수의 글이 불교 이야기 한 가득이라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여튼 그건 그렇고 왜 바울의 태도에서 영감을 받았냐 하면은 예전에 썼던 글 말미에 같은 구절을 달기도 했는데 다시 언급하고 구체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개신교 측에서는 바울이라 하며 천주교에서는 바울로라 하는데 편의상 바울이라 칭하겠다.


"생략---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생략, 고린도 후서 12장 9절"


신학을 잠시만이라도 접해보거나 혹은 교회에 한번 쯤 가서 들어본 사도 바울 이야기를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본디 바울은 로마제국의 식민지였던 이스라엘 유대인의 찐 전통 유대교인이였고 당시 신흥종교로 부흥하던 예수 신앙을 탄압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평소와 같이 초창기 기독교인들을 참교육하러 길을 떠나던 도중 다메섹이라는 곳에서 계시를 받아 전향한 인물로 어떻게보면 예수와 같이 동행하던 사도가 아닌 얼굴 한번 안 본 자가 사도의 직함으로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게 된 것이다.


당연히 현실적으로 유대인에게서는 바울이 배신자로 생각할 수 있고 반대로 기독교인에게는 예수 얼굴 한번도 안본 놈이 우리 때려 잡다가 헤까닥 했다고 여길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런 달갑지 않은 환경을 기꺼이 맞이 했을까 한다면 이미 전향한 순간 가시밭길이 시작되었다. 당시 로마제국의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터라 이동하기 쉬워 그만큼 그들의 신앙을 전파하기도 쉬웠던 건 사실이다.



가끔 직장내 정치질을 골품제로 비유를 들어 진골이니 성골이니 따지듯이 바울은 기독교 공동체 사회에서 진골이며 자칭 사도라고 떠들고 다녔을 이미지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아직 11사도들이 버젓이 살아 있음에 솔직히 나대는 사람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나 바울이 처세를 잘했는지 모르고, 또 그런 부정적인 인식을 뛰어넘을 만한 왕성한 활동을 했던 탓인지 암묵적으로 인정하기도 하고 또 바울이 사도 신분에 대해 변론을 하며 자기가 사도임을 재차 강조한다.


그런 점도 있었고 중요한 건 바울의 태도에서 볼만 한 점은 그의 약함을 기꺼이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지금도 물론 맛이 간 전도방식이 이미지 악화를 불러오는 것을 다들 잘 알테지만 바울이 있던 당시에도 당연히 전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때론 그에게 침을 뱉기도 하고 모욕을 주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도 있어(전도라는 용어를 제외하고 사업 초창기라 비유해보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위의 구절에서 고백하듯 자기 자신의 결점 혹은 아픔에 대해 오히려 종교적 신앙으로 이를 극복하고 도리어 자랑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약함이 오히려 강함을 나타내버린 훌륭한 가르침을 시사한다고 볼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상이나 삶도 고통이나 아픔이 시시각각 찾아오지만 나중에 보면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당신만의 서사가 될수 있다.


영화나 소설의 이야기가 평이한 것에 우리는 감정이입도 안되고 지루해하고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런 스펙타클하거나 굴곡진 삶을 보면 감정이입이 훨씬 잘되고 공감가기도 하고 극복한 삶에 대해 박수를 치는 것도 이것이 바로 약함이 가져다주는 강함의 모습이라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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