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인 Dec 10. 2021

브런치에 올린 글이 처음으로 조회 수 4천을 넘었다

지금은 5천을 넘었습니다 ㅎㅎㅎ

신기한 일이 생겼다. 어제 오후에 브런치에서 알림이 떴는데 내가 쓴 글 하나가 조회 수 1,000이 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2시간 뒤에 또 알림이 왔다. 이번에는 2,000이 넘었단다. 이게 무슨 일이지? 솔직히 1,000이 넘었다고 했을 때는 남일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 시각 나는 운동 갈 준비를 하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운동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조회 수 2,000이 넘었다는 소식을 듣고 대체 어떤 글이 넘은 거냐며 이제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내가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참 무심하다. (이번에 브런치에도 조회 수를 볼 수 있는 통계 메뉴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오늘 아침에 다시 확인해보니 3,000이 넘었고 오후에는 4,000이 넘었다(21/12/10 기준)



그 글은 바로 '엄마는 김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준비한다'라는 글이다. 지난 주말에 가족과 김치를 담근 일상과 엄마가 김치를 담그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듯이 나는 어떻게 올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계획할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글이 왜 조회 수가 많이 나왔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지금이 김장철이라서?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키워드 때문일까? 아니면 노래 가사와 제목의 모든 치트키인 '엄마'라는 단어 때문일지도 모른다. 글이 좋아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글의 수준은 내가 가장 잘 안다. 많이 부족해서 지금도 매일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조회 수가 높은 것은 앞서 말한 김장, 한 해 마무리, 엄마라는 키워드의 환상 조합이 아니지 싶다.


4,000이라는 조회 수가 처음에는 가늠이 되지 않았다. 나의 네이버 블로그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00~150, 포스팅 조회 수는 150~200 이 평균이다. 4,000은 내 블로그 조회 수의 40배에 다다른 수치임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4,000이라는 숫자가 내 마음속에 닿을까. 출판 인쇄 부수로 생각해 봤다. 올해 출간한 <내 남자 찾는 36가지 기술> 1쇄가 삼 천부인 걸로 안다. 3,000명이 내 책을 사야 1쇄가 완판 된다. 아직 1쇄가 완판 되었다는 소식을 출판사로부터 못 들었기 때문에 4,000이라는 숫자가 이제야 와닿는다. 정말 많은 숫자다.


쓴 글을 많은 분들이 읽었다고 하니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며 그 일과 더불어 글 쓰는 일로도 먹고살겠다고 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조회 수로 나의 지난 1년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매일 글을 쓰는 입장에서 누군가가 읽어주고, 공감이 된다고 하니 무척이나 좋은 일이다. 당장 뭔가를 이뤄낸 것은 아니지만 무미건조하고 잔잔한 일상에 폭죽을 터뜨리는 기분이랄까. 올해 열심히 글 쓰고 공부하고 강의하며 살았던 게 조금은 칭찬받은 느낌이다.


그동안 나는 내 글에 대해 냉소적이었다. 자신감은 부족했지만 어쨌든 써야 하고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두려움을 꾹 참고 글을 게시하고 있는 중이다. 속살을 드러내는 만큼 그 속살을 깨끗하게 다듬고 관리할 것이기 때문에 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예쁘게 화장할 정도는 아니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솔직하게 다가가면 글의 진심이 통할 거라 생각해서 연애 칼럼뿐만 아니라 일상 글도 브런치와 블로그에 게시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그 진심이 조금은 통하는 느낌이 들어 그동안 채찍질만 했던 나에게 오늘은 칭찬을 해도 될 것이다.



확실히 블로그와 브런치 플랫폼은 다르다는 걸 이번에 한 번 더 깨달았다. 매일 같은 글을 동시에 올려도 블로그는 글 하나당 조회 수가 20 언저리다. 물론 내가 파워 블로그도 아니고 이웃님 수도 많지 않다. (난 광고성 블로그는 서이웃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의 블로그를 검색해서 올 정도는 아니라서 조회 수가 낮게 나오는 건 당연하다. 평범한 일상을 쓰기 때문에 조회 수가 높을만한 키워드도 없다.

브런치는 같은 글을 올렸는데도 조회 수가 4,000이 넘은 걸 보고 정말 글을 사랑하는 분들의 집합체라 그런지 나의 글까지도 관심을 가져주었다. 누군가 쓴 모든 글들은 관심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브런치로부터 따듯함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데 '내가 쓴 글... 괜찮을까?' 이제 와서 걱정을 한다. 매일 쓴다는 핑계로 수정을 많이 하지 않는다. 1차로 6공형 다이어리에 오늘 쓸 거리를 적는다. 보통 2~3면 정도 분량이다. 2차로는 블로그에 타이핑으로 옮기며 조금씩 수정한다. 3차로는 두 번 정도 소리 내어 읽어가며 어색한 부분을 고치는 게 다다. 이러면 글 쓰는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사진까지 고르는 시간을 합치면 총 2시간이 걸린다. 퇴고를 거듭하며 고친 글이 아니라 부족한 건 늘 알고는 있지만(올릴 때는 그냥 올리면서) 막상 조회 수가 4,000이 넘고 나서야 글의 퀄리티를 걱정하는 나다.


그래도! 이번 기회로 글과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생겼고 매일 쓰는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고 공감을 한다면 그대로도 좋다고 생각해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그게 이번에 검증된 느낌이다. 더불어 글에 대한 책임감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앞으로 한 문장, 한 문장 좀 더 주의 깊게 보고 수정하여 양질의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브런치 사랑합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 초심에 다시 불을 붙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