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120화 농구부로 스카우트??

싸움에서 시작된 인생 제안

by 동룡

학교 뒤편 주차장.
습기 찬 아침 공기 사이로 긴장감이 흐른다.
1학년 셋,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듯 선 덕군 컴퍼니 경호팀.
그 반대편엔 얼굴이 부어오른 4학년 다섯 명과, 그들을 따르는 친구들 약 열댓 명이 떼거지로 서 있었다.

규만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민지한테 또 한소리 듣겠는데…”

형준도 고개를 끄덕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정연이한텐 아예 말도 못 꺼낼 듯… 야, 대용아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붙자. 어차피 혼날 거 시원하게 혼나자.”

대용은 팔을 풀며 어깨를 으쓱였다.
“운동 전 워밍업 한번 더 한다 생각하지 뭐”


그 순간

“야야야야야!!!”
뒤에서 누군가가 달려온다.
우덕이었다.
머리는 잔뜩 헝클어져 있고 손에는 서울랜드 일정표가 구겨져 들려 있었다.

“뭐야 이게?! 내가 늦게 왔다고 패싸움이야?! 야 진짜 너네 미쳤어?! 예린아, 우리 말려야 돼!”

예린은 싸움 현장을 보며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쟤네는 우리가 말려도 안 들어. 진짜 시작할 판이야.”

바로 그때였다.
주차장 끝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울렸다.

“동작 그만!!!”


모두가 고개를 돌린다.
그곳엔 정연과 승연,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4학년 남학생이 서 있었다.

정연은 팔짱을 끼고 형준을 노려보고 있었다.

“또야? 아주 사고 안 치면 손에 가시 돋아?”

형준은 입을 꾹 다물고 있는데, 승연이 뒤이어 쏘아붙인다.
“내가 너 되게 착한 앤 줄 알았거든? 근데 너 진짜 실망이다. 아주 나쁜 아이였구나?!”

그 옆, 조용히 걷는 낯선 남학생.
살짝 삐딱하게 걸어오더니, 그가 입을 열었다.

“난 4학년 한영. 성은 한이고, 이름은 영. 기억해 둬.”


4학년 무리들이 순간 얼어붙는다.

형준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우덕을 슬쩍 돌아본다.
“야, 쟤 뭐 하는 애냐?”

우덕은 놀란 눈으로 말했다.
“야… 쟤가 그 전설의 한영이야. 4학년 싸움짱 알지? 그… 싸움도 잘하지만 의외로 진짜 정의로워.
애들 사이에서 ‘사고 치면 한영한테 걸린다’는 소문이 파다해…”

한영은 형준 무리와 4학년 무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너네 지금 뭐 하는 거냐? 아침부터 뭔 패싸움? 이유가 뭐야? 한 명씩 나와서 설명해 봐.”


형준이 손을 들었다.
“오늘 아침, 이 형들한테 길에서 붙잡혀서 돈 내놓으라길래… 싸웠어요. 3:5로. 우리가 이겼고요.”

대용도 덧붙였다.
“근데 진짜 심했어요. ‘돈 다 내놓고 안 주면 맞는다’ 그랬어요.”

4학년 한 명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말하는 게 너무 버릇없어서 혼내주려던 거였어...”

한영은 기가 막힌다는 듯 코웃음을 친다.
“그래서 애들한테 두들겨 맞고도 정신 못 차려서 친구들 데리고 또 쳐들어온 거냐? 와... 진짜 찌질하다.”

정적.
4학년 무리 전원이 고개를 떨군다.

한영은 조용히 말한다.
“앞으로 4학년에서 또 이런 일 생기면 그땐 내가 직접 죽인다. 싹 다 꺼져.”


말 한마디에 모든 4학년이 고개 숙인 채 돌아선다.
형준은 우덕에게 속삭인다.
“야… 쟤 진짜 무섭다…”

우덕은 빠르게 끄덕였다.
“그래도 약자 편 들어주는 건 진짜임. 나 얘 좀 멋있다고 생각했어.”

정연과 승연도 돌아서려던 그때, 한영이 형준과 대용을 가리켰다.
“잠깐. 너희 둘. 남아봐. 할 말 있어.”

규만은 어깨를 토닥이며 형준에게 속삭였다.
“아직 안 끝났구나 너희는”

하지만 뜻밖에도, 한영은 형준과 대용을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


“혹시… 농구에 관심 있냐?”


“네???”

“우리 농구 동아리, 슈퍼스타즈. 요즘 재능 있는 애들 찾고 있어. 너희 덩치랑 반응 속도 보면 코트에서 꽤 먹히겠더라.”

형준은 슬쩍 정연을 바라봤다.
정연은 멀찍이서 팔짱 낀 채 ‘니 맘대로 해봐’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용도 빠르게 대답했다.
“저는… 불법 써클 같은 거 지수가 싫어해서…”

한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야야, 불법은 무슨. 우리 학교 공식 동아리야. 허구한 날 주먹질 하지 말고 농구해봐. 의외로 재밌다?”

형준과 대용은 동시에 외쳤다.
“농구요? 우리 가요??”


한영은 윙크하며 말했다.
“그래. 지금부터는 주먹 대신 농구공으로 싸우자고.”

농구코트 위, 새로운 전쟁이 시작된다.
싸움꾼 형준과 대용, 과연 슈퍼스타즈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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