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싸움, 이번엔 4학년이다
“민지 머리 봤냐? 진짜 연예인 같다니까?”
규만이 콧바람을 내며 말했다.
“어제 정연이, 스마일 핀 꽂았는데... 야, 설렜다 진짜.”
형준은 괜히 헛기침 한 번 하며 말한다.
“지수는 그냥... 걸어오는 게 드라마 엔딩 장면이야.”
대용은 두 손을 깍지 껴 뒤통수에 얹고 걷는다.
햇살 아래 등굣길,
형준 규만 대용은 누가 제일 예쁜가 토론 중이었다.
사랑에 빠진 초등학생들의 아침은, 언제나 낭만과 과장이 넘친다.
그때였다.
골목 끝, 덩치 큰 다섯 명의 아이들이 길을 막았다.
한 명이 웃으며 말했다.
“야야, 인성초 1학년 맞지?
그 유명한 녀석들~ 돈 많다며? 좀 줘봐.”
규만이 한쪽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거 또 민지한테 혼날 일이 생기겠는걸?”
형준은 씩 웃었다.
“4학년이면 다야? 뭐 돈 맡겨놨어? 갑자기 뭔 돈?”
다섯 명이 포위하듯 다가왔다.
“좋게 말할 때, 가진 거 다 내놔. 말 안 들으면... 다리 먼저 부러뜨린다.”
대용이 뒤로 팔을 돌리며 말했다.
“아침운동 삼아해 보자. 근데 진짜 너무 때리면 안 된다. 우리 요즘 감시 당하잖아 그리고 또 혼날라 우리.”
싸움은 한순간에 벌어졌다.
형준은 첫 번째 주먹을 미끄러지듯 피하며 턱 밑에 어퍼컷을 정확히 꽂았다.
한 명은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다.
두 번째로 달려든 아이를 향해 규만은 빠르게 발을 걸고 팔을 꺾어 매트처럼 바닥에 눌렀다.
대용은 양쪽에서 덤비는 두 명을 튕겨낸 뒤,
한 명을 한 바퀴 돌리며 등으로 던졌다.
몇 분 뒤,
불량 4학년 5명은 모두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형준은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개운하다. 아침 운동 끝!!”
조회 전, 교실
“야, 어제 식당 진짜 대박이었어.”
형준이 책상에 앉자마자 자랑처럼 말했다.
“정연이네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 있잖아. 거기 갔는데... 정연이 언니들까지 다 있었어!”
“헐. 진짜? 예쁘냐?”
대용이 귀가 쫑긋한다.
“와, 진짜... 연예인 뺨쳤다.
근데 정연이 큰언니가 나한테 묻는 거야. 왜 하필 정연이냐고. 1학년 예쁜 애들 많은데~ 이러는 거지.”
“그래서 뭐라 했는데?”
규만이 묻는다.
“뭐라 하긴~ 우리 반에 예쁜 애들 다 있다 그랬지. 근데 정연이는... 그냥, 선택이야. 난 정연이가 최고야.”
형준은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놓고 나래네 어머니는 무시했잖아.”
정연이 조용히 말했다.
형준은 당황하며 고개를 돌렸다.
“반찬 더 달라고 6번 따로따로 부르면서, 일부러 힘들게 한 거 다 알아.
나래네 엄마가 거기 계신 거, 나도 민망한데 너까지 그렇게 하면 어떡하냐.”
“... 그게... 나도 모르게 그랬어.”
형준이 작게 말한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 좀 튀어.
우리 언니들 앞에서도 너무 유난이었어.”
형준은 뒷머리를 긁으며 “미안해…”라고 중얼거린다.
그때였다.
쿵!
교실 뒷문이 거세게 열렸다.
아침에 싸운 4학년 불량배들.
그중 하나가 멍든 눈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야! 너희 지금 당장 나와!”
그들 뒤로는 10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복도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대용은 이미 복도에 나와 있었고,
덕군 컴퍼니 경호팀 역시 복도에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민지는 벌떡 일어나 외쳤다.
“뭐야 또!? 이번엔!! 니들 또 뭐 했어!!”
지수는 벌점수첩을 꺼내며 이미 계산 중이었다.
정연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이건 진짜 큰일인데… 언니한테 가봐야겠어.”
성곤은 책상에 엎드려 중얼거렸다.
“또 지랄이네… 또.”
형준과 규만은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경호팀까지 모두 학교 뒤 주차장으로 향했다.
어느새 교실은 다시,
숨 막히는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