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선 독립의 불꽃
종로는 살벌한 긴장 속에 갇혀 있었다.
경찰서 앞에 무릎 꿇은 인질들은 눈을 감고 속으로 기도했고, 군중은 속수무책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형준과 우덕은 협박과 발길질을 이어가며 광장을 장악했다.
그 순간
“탕! 탕!”
지붕 위에서 총성이 터졌다. 저격수 둘이 연이어 쓰러졌다.
사람들이 고개를 들어보자, 햇살을 등진 장도가 쌍권총을 움켜쥔 채 서 있었다.
“대한독립 만세!!!”
장도의 외침과 함께 권총에서 불꽃이 연달아 뿜어져 나왔다. 총알은 순사들의 가슴과 다리를 꿰뚫었고, 지붕 위를 이리저리 뛰는 그의 모습은 마치 그림자 같았다. 총탄이 빗발쳤지만 장도는 몸을 낮추고 구르며, 왼손 권총과 오른손 권총을 번갈아 쏘아 적들을 쓰러뜨렸다.
지붕 끝을 박차고 뛰어내린 그는 마당에 착지하자마자 인질들을 묶은 밧줄을 끊어냈다.
“어서 일어나라! 지금이 기회다! 뛰어!!!”
놀란 인쇄공과 기자들이 서로 부둥켜안으며 몸을 낮췄다.
형준이 칼을 뽑아 달려들었다.
“서장도!!!”
장도는 단도로 칼을 막아내며 권총을 겨누었다. 총알이 형준의 어깨를 스쳤고, 형준은 피를 흘리며 비틀거렸다. 곧 우덕이 곤봉을 휘두르며 부하들과 함께 들이닥쳤다.
“잡아라! 산 채로 잡아라!!”
사방에서 순사들이 몰려들었고, 장도는 점점 포위망에 갇혔다. 그러나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허리춤에서 작은 폭탄을 꺼내며 고함쳤다.
“조선은 죽지 않는다! 모두, 도망쳐라!!!”
곧 굉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고 경찰서 담벼락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연기와 돌조각이 사방에 흩날리자, 인질들이 그 틈을 타 도망쳤다.
“지금이다! 뛰어!!!”
성곤도 카메라를 품에 안고 사람들을 따라 달렸다.
광장은 연기와 피로 뒤덮였고, 장도는 총알이 바닥난 권총을 쥔 채 홀로 서 있었다. 온몸은 총상과 칼상으로 피투성이였지만 눈빛만은 살아 있었다. 형준과 우덕, 그리고 수십 명의 순사들이 그를 둘러쌌다.
형준이 이를 갈며 말했다.
“끝이다, 서장도.”
우덕이 침을 튀기며 고함쳤다.
“네놈이 살린 저것들, 곧 다 다시 잡힐 거다!”
그러나 장도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늘만큼은 자유다. 내가 쓰러져도, 대한은 살아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은 총알 한 발을 확인하고, 군중이 멀리까지 달아난 것을 확인했다.
“대한 독립 만세!!!”
방아쇠가 당겨지고 총성이 종로 하늘을 울렸다.
장도의 몸이 돌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정적이 흐른 뒤, 멀리 달아난 인질들 사이에서 흐느낌과 함께 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한독립 만세!!!”
순식간에 수십, 수백의 목소리가 이어지며 종로 거리를 메아리쳤다. 형준과 우덕은 분노로 칼과 곤봉을 움켜쥐었지만, 이미 민중의 눈빛 속에서 그들은 패배하고 있었다.
성곤은 눈물을 삼키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반드시 기록하겠다... 오늘의 희생을 세상에 알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