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서려는 마음과 밀어내는 말
불꽃놀이는 점점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를 무렵, 우덕이 욕심 가득한 얼굴로 캐리어를 하나 더 끌고 나온다.
“얘들아~ 이제 진짜 하이라이트다! 마지막 피날레 간다!!”
캐리어 안에는 500 연발 폭죽 100개를 이어 붙인 50,000발짜리 괴물과, 분수폭포 50개를 줄줄이 묶은 화산 폭죽이 들어 있었다. 아이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우덕은 나래와 수빈에게 작은 스파클링 폭죽을 하나씩 쥐여주며 비웃듯 말한다.
“자 이거 받고 가서 불 붙여.”
그리고는 다시 아이들을 향해 소리쳤다.
“자~ 커플들 많잖아! 오늘 밤은 평생 못 잊을 거야!! 우덕 컴퍼니 스페셜 불꽃쇼!!”
형준은 옆에 있던 정연을 더 세게 껴안는다.
“준비됐지?”
정연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규만은 제발 한 번만, 오늘만 허락해 달라며 민지에게 손을 뻗었고, 결국 억지로라도 민지를 안을 수 있었다. 민지는 투덜거리면서도 팔을 뿌리치진 않았다.
나래와 수빈은 억지로 손에 쥔 작은 폭죽에 불을 붙였다.
순간,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50,000발 폭죽과 분수폭포가 한꺼번에 터지자 귀가 울리고, 이명이 몰려와 두 사람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을 참았다.
“귀 아파...”
“나도... ”
두 사람은 귀를 막고 비틀거리며 아파했지만, 나머지 친구들은 눈앞에 펼쳐진 불꽃쇼에 넋을 잃고 감탄하고 있었다.
형준은 그 와중에도 정연의 볼에 은근슬쩍 입을 맞췄다.
“사랑해.”
정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쳤어 미쳤어!!”
옆에서 규만도 슬쩍 따라 하려다 민지에게 “한 발짝만 더 오면 진짜 죽어”라는 눈빛을 받고 얼어붙었다.
모든 폭죽이 터지고 난 뒤, 우덕은 양팔을 벌리며 장난스럽게 외쳤다.
“자~! 우덕 컴퍼니 스페셜 불꽃놀이, 여기서 마칩니다!! 즐거우셨습니까~?”
아이들은 배를 잡고 웃으며 펜션 쪽으로 하나둘 돌아갔다.
그런데 마지막에 남은 건 나래와 수 빈 뿐이었다.
두 손에는 그저 작은 스파클링 폭죽 하나씩.
심지어 그것마저 불발이었다.
타다 남은 심지에서 연기만 피어오를 뿐,
그들의 밤하늘에는 아무 불꽃도 없었다.
펜션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과일을 먹으며 시끌벅적 떠들고 있었다.
펜션 앞 작은 농구대에선 예린이 형준을 향해 기를 쓰고 달려들고 있었다.
“꼭 이겨버릴 거야!!”
“ 예린아, 농구는 말이지 마음만으론 안 돼~”
형준은 여유롭게 예린을 따돌리며 연속으로 골을 집어넣었다. 예린은 땀을 뻘뻘 흘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어떻게 여자한테 한 판도 안 져주냐! 매너가 없어!”
“에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난 NBA에 가야 하거든~”
형준의 약 올림에 예린은 버럭 화를 내며 형준을 툭툭 때렸고, 아이들은 깔깔 웃었다.
바로 그때
멀리서 나래와 수빈이 조심스레 나타났다.
나래의 어머니는 나래의 지친 표정과 어깨가 축 늘어진 모습을 보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지만 차마 뭐라 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 뭐라고 했다간, 아이들이 더 큰 상처를 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농구대 쪽에서는 또 다른 소동이 벌어졌다.
형준이 갑자기 땅을 가리키며 외쳤다.
“야야야!! 뱀! 뱀! 뱀!!”
태연은 비명을 지르며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건 그저 뱀의 색과 비슷한 끈 조각일 뿐이었다.
“너 진짜!!”
태연은 돌아와서 형준의 등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으악!!”
지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태연이가 저렇게 진심 담아서 때리는 건 처음 본다...”
정연은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 세게 때려! 아주 혼쭐을 내야 돼.”
분위기가 웃음으로 이어지던 그때, 수빈이 용기 내어 앞으로 나섰다.
“저기... 나랑 태연이, 예린이랑 팀 먹고 형준이랑 한 번 해보고 싶어. 같이 농구 한 판 하자.”
예린은 팔짱을 끼고 수빈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비꼬듯 말했다.
“받아줄게. 근데 우리 팀 발목만 잡지 마라?”
수빈의 얼굴이 순간 굳었지만, 태연이 옆에서 “괜찮아, 같이 해보자!” 하고 끼어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형준은 공을 빙글 돌리며 씩 웃었다.
“오케이~ 상대가 좀 약한 거 같긴 하지만 받아주지. 준비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