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71화 우린 그렇게 멀어졌다

막 버려지는 사람 아니거든. 내가 널 버릴게

by 동룡

다음날 아침, 학교.

형준은 교실 문을 열자마자 정연이에게 달려갔다.
“밤새... 보고 싶었어요. 우리 이쁜이...♥”

하지만 돌아오는 건 사랑스러운 눈빛이 아니라, 싸늘한 눈초리였다.
정연은 말없이 형준을 노려보더니, 자리를 피했다.

“... 어?”
형준은 그대로 얼음이 됐다.

상황을 지켜보던 우덕이 조심스레 물었다.
“형준아... 설마? 혹시... 싸웠니?”

규만도 눈치 빠르게 거들었다.
“진짜 뭐야? 저건 좀 심각한 분위기인데...”

형준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니야... 싸운 거 없어. 어제 학교 끝나고 데려다주고... 나 운동 좀 하고... 집에 가서 씻고 슬램덩크 보다 잤는데... 데려다줄 땐 서로 웃고 그랬단 말이야...”


민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진짜 뭔가 오해가 생긴 거 같은데... 일단 막 들이대지 말고 말을 예쁘게 해. 지금은 너 장난치면 끝장이다.”

형준은 결국 조심스럽게 정연에게 다가갔다.
“정연아... 혹시 내가 큰 잘못을 했어? 진짜 모르겠어. 나한테 이야기 좀 해주면 안 될까? 그래야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고 사과도 할 수 있잖아...”

하지만 정연은 차갑게 말했다.
“어이가 없네...? 너, 내가 그렇게 쉽고 만만해 보여? 그 카드에 쓰여있던 말이... 맞는 거 같아. 그래. 이쁜 애 생기면 나 같은 애는 버리는 거지?”

형준의 표정이 점점 굳는다.

“하지만 나, 그런 애 아니거든. 네가 날 버리기 전에, 내가 널 버릴게. 우리 끝이야. 다신 나한테 이쁘니 뭐니 하지 마.”

정연은 그렇게 말하곤 교실을 뛰쳐나갔다.


“... 진짜 미쳐버리겠네.”
형준은 교실에 남아 멍하니 섰다.

그 모습을 본 우덕은 곧바로 온 반에 ‘비상령’을 선포했고,
규만은 아이들에게 전달했다.
“형준이 정연이한테 헤어지자고 들었어! 지금 건들면 진짜 폭발한다!!”

형준은 복도에서 대용을 붙잡고 말했다.
“아니... 진짜 뭐지?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혹시... 우리가 하는 작전 눈치챈 건가?”

대용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랬다면 우리 셋 다 싹 무시했을 텐데... 적어도 나한텐 인사하더라. 기분은 안 좋아 보였지만...”

그 시각, 정연은 민지, 태연, 지수와 함께 있었다.
하지만 정연은 말이 없었다. 대신, 울고 있었다.
나머지 세 친구는 말없이 곁에서 정연을 감싸 안았다.

형준은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답답한 마음에 예린에게도 물었지만, 돌아오는 건 조심스러운 말뿐이었다.
“... 무슨 큰 오해가 있거나, 아니면 정말 상처받은 거 같아.”

형준은 차라리 정연에게 뺨이라도 한 대 맞고, 이유를 듣고 싶었다.
지금처럼 이유도 모른 채 무시당하는 건... 진짜 미쳐버릴 일이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나래와 수빈.
두 사람은 책상 아래서 손을 잡고, 조용히 속삭였다.


“절대 안 흔들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쉬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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