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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퍼레논 Jun 18. 2024

The Sounds of Summer 비치 보이스 2

(1부에 이어서)


* Next Step

자 이제부터는 심화과정이다. 지금까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중요인기싱글부터 All Summer Long, The Beach Boys Today!, Pet Sounds, The SMiLE Sessions의 네 장의 에센셜 앨범들을 소개했다. 여기까지 따라온 독자라면 이제 심화과정으로 돌입할 차례이다. 60년대의 비치 보이스는 전설적이었지만, 70년대의 비치 보이스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기 그들의 Fantastic 한 70년대 작품들을 소개한다.


1. Sunflower (1970)

1970년, 새로운 10년을 맞이한 비치 보이스의 내부사정은 심각했다. 우선 비치 보이스의 정신이자 지주 브라이언 윌슨의 정신상태는 점점 더 악화일로를 걸었다. 계속된 음주와 약물은 그의 머릿속을 계속해서 망가뜨렸다. 브라이언의 거대한 재능에 기대어 달려왔던 비치 보이스는 이제 브라이언 없이 새로운 10년의 스타트를 끊어야 했다. 앨범은 브라이언의 영향력이 떨어져 감에 따라 나머지 멤버들이 음악적 재능을 각성하여 만들어낸 역작이었다. 브라이언의 독재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민주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기도 했다. 앨범은 다시금 활기를 되찾은 캘리포니아의 따스한 햇살을 담은 명곡들이 즐비하다. 브루스 존스턴의 놀랍도록 아름다운 멜로디가 사랑스러운 Deirdre, 마이크 러브의 작품으로 최초의 슈게이징, 드림 팝 트랙으로 평가받는 시대를 초월한 걸작 All I Wanna Do, 데니스 윌슨의 음악적 재능을 상징하는 앨범 최고의 명곡 Forever, 본래 SMiLE에서 Love To Say Dada (축약하면 LSD가 된다.)라는 타이틀의 긴 사이키델릭 인스트루멘탈 트랙이었던 곡을 마이크 러브가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가사를 붙여 재탄생한 브라이언 윌슨의 Pet Sounds 시대의 위대한 실험정신을 재현하는 클로징 트랙 Cool, Cool Water까지, 명곡의 향연이 이어진다. 하지만 밴드의 야심 찬 작품에 대중은 외면을 한다. 충격적 이게도 빌보드 차트에 150위에 잠시 랭크된 이후 바로 차트아웃을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당시 레드 제플린과 같은 하드록 뮤직이 유행을 선도하며 비치 보이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지 않은 탓이 크다. 하지만 평단에서는 예술성을 극찬하며 명작으로 인정받았고, 동 시기 영국에서는 열렬한 환호와 히트를 기록하며 밴드가 유럽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게 되는 계기가 되는 앨범이 된다.


2. Surf's Up (1971)

Surf's Up은 전작 Sunflower의 상업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서프록으로 돌아가지 않고 더더욱 사이키델릭 하며 작품성이 짙은 작품이다. 전작에 이어 멤버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이 앨범에서는 작곡 크래딧에는 큰 활약이 없던 칼 윌슨과 알 자딘이 큰 역할을 해낸 작품이다. 앨범의 대표곡 중 하나인 Long Promised Road는 최초로 칼 윌슨이 작사, 작곡은 물론이고 편곡과 프로듀싱까지 혼자 해내며 형 브라이언에 이어 전방위 아티스트로서 각성하고 알 자딘 역시 Take A Road of Your Feet, Lookin' at Tomorrow (A Welfare Song) 두 곡을 써내며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마이크 러브는 강렬한 블루스록 Student Demonstration Time을 선사했는데, 이 곡은 당대의 학생데모운동이 폭력으로 치달아 가는 사태를 크게 비판하는 내용으로 정치적 성향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비치 보이스의 이례적인 정치적인 곡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하지만 앨범의 최고의 곡들은 칼 윌슨의 걸작 Feel Flows와 브라이언의 SMiLE 프로젝트에서 주요 곡 중 하나였던 앨범과 동명의 곡 Surf's Up이다. Feel Flows는 무그 신시사이저와 칼 윌슨의 명징한 퍼즈기타 솔로가 인상적인 사이키델릭 록으로 브라이언에게 크게 영향을 받아 칼 자신의 스타일로 멋지게 체화한 명곡이다. 또한 앨범의 타이틀 Surf's Up은 매우 시적인 가사가 애달픈 감정을 불러오는 작품으로 서프록의 상징인 비치 보이스이지만 이미 서핑의 시대는 끝났다고 종언을 고하는 선언이다. 혹자는 정신질환, 약물중독, 비틀즈와의 강박적인 라이벌리 등으로 인해 거대한 재능을 지닌 브라이언 윌슨이 장엄하게 무너져내리는 순간을 담은 곡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불러오는 곡.


3. Holland (1973)

Holland 앨범은 얼마 전 주목받지 못했지만 주목받아야 할 앨범으로 선정하여 칼럼을 하나 쓴 적이 있다. 그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4. The Beach Boys In Concert (1973)

본 작은 바로 위의 Holland 앨범 시기의 라이브앨범이다. 1960년대 브라이언의 주도하에 예술적인 비전을 펼치던 시기에 이어 1970년대 두 번째 비치 보이스의 전성기는 라이브 투어를 통해 찾아왔다. 1972년부터 참여한 뛰어난 드러머이자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 리키 파타르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기타리스트 블론디 채플린이 가입한 이후 비치 보이스의 라이브는 과거의 히트곡들과 현재의 곡들이 어우러져 최고의 흥행을 거듭했다. 멤버들 역시 자신감이 붙어 스튜디오에서 들을 수 있었던 복잡하고 아름다운 보컬 하모니를 무대에서 완벽하게 구현하고 연주 역시 뛰어난 멤버들의 합류로 인해 물이 올랐다는 것이 느껴진다. 앨범은 비치 보이스의 수많은 라이브 앨범들 중에서도 항상 첫손가락에 꼽히며 추천되는 작품인데, 과거의 히트곡들은 물론 정교한 스튜디오 테크닉이 도입되어 라이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Pet Sounds의 곡들도 연주되고 있어서 라이브 베스트 컴필레이션의 역할도 수행하는 작품이다. 1970년대에 들어 관록까지 붙어버린 위대한 밴드의 최고의 라이브앨범이다.


* 비치 보이스 입문 가이드 글을 마치며

비치 보이스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가벼움, 서프록의 상징이라는 스테레오 타입, 펫 사운즈가 시작과 끝이라는 안일한 이미지 때문에 크게 저평가받고 있는 밴드라고 생각한다. 나의 이 가이드 글을 통해 한 명이라도 진정으로 위대한 아메리칸 록의 레전드인 비치 보이스의 진가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여름이 시작된 6월, 비치 보이스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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