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검색했다, 그러나 맛집은 나오지 않았다

광고 속엔 신장개업뿐, 내 입은 노포를 원한다

by 오늘도 약간 웃김

나는 요즘도 꾸준히 맛집을 찾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짜 맛집’을 찾고 싶어 한다.
관광버스 기사님이 가는 그런 집,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래된 집,
메뉴판이 흑백 복사로 되어 있고,
현금을 주로 받지만 모든 메뉴가 기가 막힌 그런 집 말이다.

그래서 나는 늘 검색창에 묻는다.


“청주 숨은 맛집”

“서울 노포 정식”
“진짜 맛있는 밥집 (광고 아님)”

하지만 네이버는 나보다 한 수 위다.
첫 줄에 나오는 건
**“#내돈내산 #찐맛집 #사장님도몰라요”**라는 제목의 블로그다.
그 블로그를 누르면 음식 사진이 있는데,
모든 접시는 정확히 45도 각도로 놓여 있고,
음식 위에는 반드시 햇빛 필터가 있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모든 블로그가 말한다.


“사장님이 직접 담근 깍두기가 예술이에요~❤️”

그런데 나는 그 사장님이 10분 전까지 다른 가게 블로그에도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한 번은 ‘숨은 맛집’을 클릭했는데,
그 집은 숨기는 걸 포기했는지 오픈 2주 차 가게였다.
가게 이름은 ‘갓오픈식당’.
심지어 첫 줄에

“저는 오픈하자마자 다녀왔어요~”

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정말 감사했다.
광고는 아니었고, 거의 개업 보도자료였다.


그리고 진짜 웃긴 건,
그렇게 광고와 홍보를 피해서
지도 앱으로 별점을 봐도 문제다.
별 4.9의 가게를 갔더니 사장님이 내 옆에서

“혹시 별점 좀…”

이라며 QR코드를 들이밀었다.


나는 이쯤에서 혼란에 빠진다.
나는 맛집을 찾으려 검색을 시작했지만,
검색 결과는 나를 맛집이 아니라 마케팅의 세계로 이끌었다.
블로그를 파고, 유튜브를 뒤지고, 인스타를 탐험할수록
맛집은 멀고 **‘좋아요 3만’**만 가까워진다.


결국 내가 맛집을 찾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동네 어르신들이 많이 들어가는 집을 찾아
그냥 따라 들어가는 것이다.
그 집은 대개 입구가 낡았고,
사장님은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
거긴 진짜다.

그러니까, 다음부터 네이버에 이렇게 검색해 봐야겠다.


“말없이 사람들만 꾸준히 들어가는 밥집. 현금. 화려하지 않음. 광고 절대 아님. 진짜 아님 아님.”

그럼에도
첫 번째 결과는
“2025 신장개업! 요즘 제일 핫한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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