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내 안에 앵무새는 무엇인가.

by giant mom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있다. 인종차별주의에 관한 책이지만, 고전 중에 고전이기도 하다. "인종차별주의"라는 말 자체가 고전적인 것처럼 들릴 수 있으나, 여전히 현대에서도 흔히 사용될 수 있는 주제어이기도 하다. '인종'이라는 말 자체가 얼마나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지, 그 안에 인간이 갖고 있는 수많은 편견의 이미지들이 녹아 있는지 잘 드러난다. 이것을 세 명의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항상 작동하는 개인의 인상이다. 다시 말해 상대의 인상은 받는 사람들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앵무새 죽이기>에서도 톰이라는 흑인이 강간범으로 몰린다. 흑인 -- > 백인에 대한 열등감이 있는 존재다! 그래서 그들에게 앙심을 품을 수 있다. 앙심을 품은 후 백인여성을 겁탈할 수 있다. 누구나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는 루트가 있다. 그런데 '보편적'이라는 말 자체는 현대사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속하는 보편적인 내용의 것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지만, 문제는 서로에게 감동을 주는 코드는 분명 존재한다.




<앵무새 죽이기>를 읽는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 눈물을 쏟아낸 순간이 있었다. 소설 속 두 아이의 아버지는 애티커스라는 변호사이고 그 변호사는 백인이다. 변호사 애티커스는 강간죄로 누명을 쓴 흑인 톰을 변호한다. 변호하는 과정 중에 백인들로부터 죽을 고비고비를 넘긴다. 결국 배심원들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는다. 최선을 다한 애티커스, 주인공 아홉 살짜리 여자 아이 진의 아버지는 집에 와서 잠을 청한다. 아이들의 눈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좀 이상하게 보였다. 그렇게 아버지가 온몸과 마음을 다해 변호를 했지만, 그 재판에서 결국 톰은 누명을 벗지 못한다. 그것에 대해 아버지가 분노를 자아내거나 억울해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다음날, "캘퍼니아 아줌마가 말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와보니 뒤 쪽 계단 주위에 놓여 있었어요. 저들은, 변호사님께서 하신 일을 고마워하는 겁니다. 저들이 주제넘은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니죠? " 아빠는 두 눈에 눈물이 글썽거려 잠시 동안 말을 잊지 못하셨습니다. "그분들께 고맙다고 전해 주세요. 그분들께 전해 줘요. 꼭 전해 주세요. 다시는 이러지 말라고요. 요즘처럼 너무나 어려운 때에...." 감동적이었다. 이 당시 흑인들은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았고 물질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흑인을 변호해 준 백인변호사가 그렇게 고마웠던 것이다. 편견 중에 편견을 완전하게 무너뜨리는 순간... 내 사업이 이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 내 수업이 이런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내 편견, 내 이분법적인 사고, 학생들에 대한 내 속물적인 시선.. 이런 것들에 균열을 일으키고 조금씩 무너뜨릴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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