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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은 홍시가 된다 Jan 10. 2024

도쿄 직장인이 최근 일주일 동안 섭취한 것들

직장인은 식재료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은데요.

사는 일은 힘들어도 먹는 일은 중요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누워만 있는 날도, 뭐든 먹으면 조금은 활력이 생기고.

아무렴, 먹기 위해 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셨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니, 먹는 것만큼은 잘 먹어야 해."


하지만 삼시 세끼를 스스로 챙겨 먹는 나는 식비를 조금이나마 아끼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엄마, 나 잘 먹고 있는 걸까?


일주일 간의 섭취 기록을 흘깃 되새김질해보자.




회사 도시락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각자 도시락이든 뭐든 싸와서 휴게 시간에 조용히 먹는다.

그 점이 참 좋다.

요즘은 만사가 귀찮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참치마요와 같은 간단한 식사를 자주 한다.

참치마요란 참치와 마요네즈, 간단한 채소, 간장 소스, 기호에 맞춰 옥수수콘 정도를 섞어 먹는 음식이다.

그렇다, 참치가 메인인 요리인데.



정신 없는 아침에, 다른 건 다 챙긴 와중에, 참치캔을 빼먹고 와버렸다.

아침도 걸러 배고픔에 이성을 잃은 나는 이대로 먹을 뻔 했으나

참치캔의 부재는 수저를 놓게 만들었다.

가까운 마트에 들러 허겁지겁 참치캔을 또 4캔 묶음(밖에 없다) 사와서 맛있게 먹었다는 후문.

이제 집에 참치캔이 일곱 개나 쌓여있게 돼 버렸다.




부엌 요리


크리스마스를 조금 앞두고, 나도 치킨 먹고 싶었다.

일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치킨을 주로 사 먹더라고.

사러 가기가 만들기보다 귀찮았던 탓에 닭고기와 튀김가루, 빵가루를 사 와 후라이팬에 대충 튀겼다.

고백하자면 튀김 요리 해 본거 처음이었다.

맛은 굉장히 성공적, 부엌은 난장판.

뜨거운 기름 방울들이 내 피부로 착지한 만큼 치킨은 맛있게 튀겨졌다.

다시는 대량 튀김 생산(가내수공업)을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간식

나의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 어떤 일을 할 때 죄책감과 쾌락을 동시에 느끼는 심리)가 딱 하나 있다면

간식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이다.



나의 단골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파는 사과잼 대니쉬 빵.

일본 편의점 음식은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군침을 돌게 한다.

굶주렸던 아침 대용으로 순식간에 4조각을 흡입했다.


나는 참 사과잼이 좋다.



저녁하기 귀찮은 날에는

퇴근하고 편의점에 들러 끌리는 대로 바구니에 담는다.

매일 저녁 만나는 점원 분과 친구해도 될 것 같다.

초코빵, 사워크림 과자, 딸기초코 푸딩.

정말 일본스러운 간식들이다.



겨울이 되자 핫케이크가 먹고 싶었는지 슈퍼에서 핫케이크 믹스를 사 와 직접 구웠다.

꿀을 미리 사 놓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든다.

과일은 너무 비싸서 바나나, 방울토마토, 귤만 돌려 먹는 중.



일본은 몽블랑 없이 못 사는 나라인 듯하다.

식빵은 없어도 몽블랑은 있다, 는 속담도 있을 것이다.

일본 와서 몽블랑이라는 걸 거의 처음 접해봤고 어딜가나 있어서 정말 자주 먹고 있다.


전부터 먹고 싶었던 밤 몽블랑.

마트에 300엔에 팔길래 사 왔다.

제철마다 몽블랑의 맛도 가지각색이다.




나의 길티 플레져는 역시, 식비보다 간식비가 더 많이 든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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