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식탁 위에, 오늘도 빛이 앉았다. 유리창을 넘어온 햇살이 나뭇결 위를 천천히 흘렀다. 세 개의 의자 중 하나, 유난히 깨끗한 자리였다. 매일 닦여 손때 하나 없는 그곳은 마치 누군가의 체온이 남은 듯 따뜻했다. 빛은 조용히 그 자리를 감쌌다.
그녀는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식지 않은 밥 한 숟가락을 든 채, 눈길은 늘 같은 곳에 머물렀다. 김이 천천히 흩어지며 방 안에 스며들었다. 밥 냄새와 세제 냄새가 섞여 묘한 쓸쓸함을 남겼다. 젓가락이 그릇을 건드릴 때마다 작게 울리는 금속음이 고요를 깼다.
식탁 옆 벽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웃고 있는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모래 위 세 걸음이 나란히 찍혀 있었고, 아이의 손에는 모래 대신 햇살이 쥐어져 있었다. 그날의 여름은 여전히 사진 속에 머물러 있었다. 사진 속의 웃음은 선명한데, 지금의 공기는 너무 고요했다. 그녀는 식탁보의 주름을 펴며 가만히 숨을 고르듯 손끝을 떨었다.
그녀는 매일 그 자리를 닦았다. 물에 적신 천이 나뭇결을 따라 미끄러질 때마다, 의자가 작게 숨 쉬는 듯했다. 손끝이 지나간 자리에 빛이 얹히고, 빛이 또 다른 하루 온도가 되었다. 닦는 일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사라진 체온을 붙잡는 의식이었다. “오늘은 조금 더 닦아야겠다.” 그 말은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창문 사이로 바람이 찬찬히 스며들었다. 커튼이 천천히 흔들렸고, 빛 속에서 먼지들이 춤을 췄다. 부엌에는 식은 밥 냄새와 희미한 비누 향이 남아 있었다. 냄새는 삶의 잔향이자, 부재의 냄새였다. 그녀는 공기를 들이마시며 마치 시간을 삼키듯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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