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웁다 #4
한 해 한 해…. 해가 거듭될수록
내 안에서 말이 사라진다.
아주 예전에 나는
그렇게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꽤 오랫동안 제법 말을 하는 사람으로 살았었다.
그러다 이제는 점점
내 안에 들어서는 말들이
빈곤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말이라는 것이,
어떤 말이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 텐데,
내가 지금 가리키는 것은
사람으로서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풍성하고도 따뜻한, 가득 찬 '말'을 말함이다.
이제 그런 말들이 점차 사라지고 보니,
나는 참으로 속 빈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어떤 말이든 하고 보면
참으로 허하고 속 시리다.
마음 속속들이 시리고, 허탄스럽다.
샘물처럼 솟아나는 말이 없고,
굳게 다문 입술로 세상을 응시하고 있자니
나 자신 참으로 한심하여 더더욱 입을 다물게 된다.
가끔은 이런 내게
조용한 수다 한 번쯤
권해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것으로 또한 위안 삼을 일이다.
2008. 1. 9.
2026. 2. 24.
나는 원칙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결혼이 무너지면서
그 상실감이 상당히 컸다.
내가 여태 쌓아온 삶의 담장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러자 또 다른 세상이 보였다.
이제껏 내가 아는 세상만
세상이라 믿고 살았는데
다른 세상도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말을 잃은 대신
생각을 채웠다.
나와 아이들을 자라게 하고
세상을 꿈꾸게 하는
상상의 나무를 심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말이 돌아왔다.
너와 나를 온전히 그대로
품을 수 있는
따뜻한 영혼의 혀가 돋아났다.
이제 대화를 할 수 있겠다.
그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