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아이를 품다 #11

by 채온


처음 수술 예정일은 작년 12월 20일이었다.

하지만, 비뇨기과 검사로 무기한 연기.


수술을 결정하면서

다시 두 번째로 수술 예정일이 1월 11일로 변경.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서 다시 연기.

이제 수술일은 1월 25일로 조정되었다.


…. 피가 마른다.


지난 12월 12일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와

꼬박 한 달을 기다려 왔다.


다시 며칠을 기다리자니

여간 조바심이 나는 게 아니다.


이번에는 별다른 문제없이

제발 무사히 수술할 수 있기를...


기다린다는 것이,

단순히 수술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


아이에게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하루속히 제거되기를,


또 아이가 아무렇지 않게 즐겁게

어린이집 친구들과 재회할 날이 빨리 오기를.


이 모든 것이 포함된 기다림이다.


하루 종일 H와 W와 씨름하는 나날이다.

이제 둘째는 만 5개월을 넘어서면서

잠시도 누워 있기를 거부한다.


계속해서 안아주고,

보행기를 타고 다니기를 원한다.

형이 노는 곳으로 따라다니면서

보고, 웃고,

그렇게 이제 우리의 세계에 동참하려 한다.


첫째는 둘째와 함께 있는 나를

늘 질투하고, 시샘하고,

나는 그렇게 하루 내내

아이들과 투닥거리면서

깔깔거리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지금의 이 시간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사실 지금은 우리 세 사람에게 있어서는

가장 소중하고 따뜻한 시간일 것이다.


가족은 그렇게 사랑으로 익어가는 것이니까...


2008. 1. 15.




2026. 2. 25.


우리 셋은 똘똘 뭉쳤다.

늘 함께 음악을 들었다.

늘 함께 영화를 보았다.


음악을 들으면

가수의 특색은 무엇인지

가사와 곡은 어떠한지

이미지와 언어로 변환시키느라

혀가 꼬일 지경이었다.


영화를 보면

기본 두 시간은 해석하고

분석하느라 정신없었다.

감독의 의도, 음악의 변주,

캐릭터의 정체성과 연기력.

어느 밤이든

짧지 않은 밤이 없었다.


누군가

음악을 추천하면

셋이서 함께 듣고, 혼자 듣고

그의 마음에 공감했다.


누군가

영화를 추천하면

셋이서 함께 보고 함께 웃고

함께 흐느꼈다.


세월이 흐르니

아이들이 반짝거린다.

음악에 빠져 삶이 음률이 된 첫째.

영화에 빠져 삶이 드라마가 된 둘째.


셋이 함께 한 모든 시간은

한밤을 건너는 소중한 꿈이었다.

각자가 사랑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기분 좋은 술래잡기.


그래, 이제 세상은 너희들의 무대야.

아름다운 곡을 연주하고

멋진 드라마를 펼쳐 봐.


내 사랑하는 아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