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한 모금
"명절인 것 같다. 친척들이 다 모여서 잔치를 마무리할 무렵, 길거리에 외할아버지가 나타나셨다. 그곳에 있는 모든 친척들, 사람들이, 외할아버지를 기쁘게 반긴다. 갑자기 나타나신 외할아버지는, 건강한 모습으로 새 등산복을 잘 차려 입으셨다. 외할아버지는 언덕을 오르시며 여기를 떠나려고 하신다. 나는 외할버지에게 떠나지 마시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할아버지’하고 크게 소리 지르고, 그러자 외할아버지는 가시던 걸음을 멈추신다. 외할아버지는, 내가 참 좋아하던 연한 웃음을 지으신 채로, 길가 벽 쪽에 서서 우리를 바라보신다. 외할아버지를 가까이서 뵈려고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이 달려간다. 나도 달려가는데, 외할아버지는 사라지셨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어젯밤의 이 꿈 얘기를 해드렸다.
엄마는, 어제 전주에서 외할아버지 49재 모임을 했었다며, 몹시 고맙고 반가워하셨다.
외할아버지에게, 그리고 나에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