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개

my name is..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나

by 베니스카페

나를 소개하려 한다.


나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엄마이다.


4살 때부터 오랫동안 그림을 그렸고 취직이 잘되는 디자인대를 진학한 미대 출신 엄마이다.

어릴 때부터 내가 가진 재능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고, 나름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나와 콧대가 높은 엄마였다.

첫째 아이를 25살에 출산하고 누구보다 이른 나이의 엄마가 되어 의욕이 가득이었다.

젊은 엄마로서 아이 양육에 있어서 완벽에 가깝다며 착각 속에서 살았다.


남편에게도 다른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당당하며 내가 이만큼 키웠다는 생각으로 자부심이 높았다.

그래서 둘째도 자연스럽게 첫째 아이처럼 알아서 잘 자라줄 거라는 꿈을 꾸었던 것 같다.

아이가 발달의 지연이 있어도 지금까지 해왔던 육아대로 아이가 성장하는 막연한 생각들.

발달지연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크게 내세울 건 없는데 말이다. 겸손하지 못한 마음이 맞는 것 같다.

일을 했었다고 하지만 오후 1~5시 4시간만 미술학원에서 아이들 미술을 지도하는 시간강사로 잠깐 아르바이트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일도 육아도 살림도 고로고로 세 박자를 어울르고 있다는 건방진 생각을 했다.


남들이 겪는 산후 우울증, 육아에서 오는 스트레스들은.. 몸은 힘들어도 질적으로는 완벽했다는 생각으로

크게 어려움 없었다. 아이들에게도 질적으로 좀 더 유한 엄마라 자부했다.


내 계획대로 착착, 시간이 지나고 돌(13개월) 될 때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다.

첫째를 키웠던 전처럼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


처음은 누구나 그러하듯 힘들었다.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게 어려워서 많이 울었고, 3살 때 어린이집에서 식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게 아이가 나에게 보내는 시그널신호였는데 그냥 반찬 투정하나 보다 하고 가볍게 넘겼다.

엄마라면 아이의 상태를 가끔 제3의 눈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아이를 파악하고 고쳐야 하는 점. 내가 노력해야 하는 점. 훈련해야 하는 점. 등

다양하게 알 수 있는데 간혹 사랑하는 아이를 너무 소중하게만 보는 게 아닌지 뒤돌아 보게 된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점에 나는 일(아르바이트)을 시작했기 때문에

나에게도 사회적 적응기가 필요했다.

퇴근하고 오면 둘째를 픽업해 와서 씻기고 온 가족의 저녁을 책임져야 하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다 잘 해내기 위해 무리를 했던 시기였다.

핑계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평범한 사람에게 느끼는 내 아이의 '자폐'라는 단어는 떠오르기 쉽지 않잖아.라고

합리화에 시작이었다.


처음엔 자책을 많이 했다.

코로나19 시점도 있었지만 아이를 원에 보내놓고 알아서 하기를 바랐던 건지도 모른다.

그게 솔직한 심정이다. 다른 아이의 일 마냥 떠밀었던 엄마의 태도.


앉아서 밥 먹고 대소변을 가르고 기초 적인 것부터 엄마인 내가 신경을 쓰고 훈련을 했어야 했는데

귀찮고 번거로움을 여유로 감싸 안고 시간만 지체하지 않았나 싶다.


문득 아이의 언어치료 선생님이 그러셨다.

아이가 장애를 가진 이유를 부모들은 본인들에게 찾고 자책을 하신다고

사실 원인은 없다 하셨는데도 하루하루가 나에게 죄책감과 채찍질의 의미로 다가온다.


나는 아직도 자폐라는 단어에 부적응 중이다.

내일이 아닌 마냥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도 방법도 알지 못한다.

주변에 쉽게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의 내가 느끼는 이 일의 해결이 되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는 것 자체가 사치 같았다.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나와 같은 심정을 가질 예비 엄마,

현재 나보다 먼저 육아를 해본 선배님들에게 공감을 얻고자 부족한 말로 풀어 본다.


장애아이를 키워보지 못한 엄마들은 공감을 쉽게 하지 못하지만

같은 아이라는 존재를 키우다 보면 육아하는 엄마의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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