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명을 알고 싶었다.

내가 해봤던 노력들의 이야기, 원인들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

by 베니스카페

많이들 여쭤보시고 이야기하신다.

“병원은 가보았니?”


우리 삶의 어떤 일에는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함을 안다. 심지어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선 핸드폰을 켜고 검색이란 걸 해본다. 그런 기초 작업을 아이를 키우면서 한번은 해보지 않았을까?

심지어 나는 경험이 없는 초보 엄마가 아니었다.


둘째 아이이다.

대한민국에선 영유가 검진이라고 기초적 건강검진을 무료로 제공한다.

아이의 대한 복지제도이다.

처음엔 그 검진 가는 병원 길이 행복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외출, 아이와 함께하는 내게 허락된 엄마로서 역할, 커피 한잔을 사 먹을 수 있는 바깥출입이었다.

물론 처음엔 단순한 키, 몸무게, 정상 발달항목에 체크하는 그 순간이 별생각 없었는데

어느 순간 아이는 점점 발달문항에 체크할 수 있는 항목이 없었다.

V자를 그리는 순간이 없어 이상함을 느꼈고, 몇 초간의 망설임, 지연의 느낌을 받았다.

설문지를 받고 재차 묻는 간호사 선생님의 얼굴과 표정

내가 갖는 아이에 대한 당황함.

결과는 누가 봐도 안 좋았다.


집으로 날아온 영유아 발달평가 결과 안내문.


빨간색으로 심화평가 권고를 받았다.


나는 서울중심부에 산다. 서울에 살면서 이름 대면 알만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는 다 가보았고, 재활의학과 소아정신과 동네 작은 정신과까지 아이가 받는 빨간 글씨, 심화평가에 대한 소견을 받기 위해 “말은 못 하는 원인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떤 의사는 청각의 문제가 있으며 말을 잘 못한다 했다. 이비인후과로 안내했다.

어떤 의사는 철분의 결핍으로 뇌의 전파가 잘 가기 않아 영양제를 잔뜩 처방해 주었다.

어떤 의사는 전체적 운동신경이 낮으면 뇌의 발달지연으로 재활의학과를 안내했다.


정말 여러 가지 피드백을 받았고, 대다수 ”너무 어리다. 조그만 더 지켜보자. “라는 답변들이었다.


열심히 치료에 임하라. 통계적 결론이였다.

도대체 말을 못 하는 아이에겐 어떤 치료가 있는 거야?


첫째 아이도 남자아이다. 첫째 아이의 어릴 때 모습을 되돌아보면

활발함이 지나쳐 산만해서 이상한 거 아냐?라는 생각을 했다.

보통의 엄마들의 걱정으로 책과 강연을 보며 시행착오로 큰아이를 키웠다.

인지면에서는 아무 문제없는 평범한, 조금은 부산스러운 특유의 남자아이이다.

현재 첫째는 9살로 학교생활을 성실히 잘 해내고 있다.


난 우리 둘째의 말하지 못하는 원인을 찾기 위해 서울의 안 가본 대학병원이 없었다.


의사는 전문가다. 의학 공부를 최소 10년 하신 분들의 말을 안 들을 이유가 있을까.

대학병원은 대기가 길고 아이의 알 수 없는 병명으로 갈 수 있는 과를 알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의 원인을 알려줄 전문가를 찾는 거였다.

그렇게 병원방문만 수차례였다.


유명한 대학병원에 가서 전문의를 만나고 여러 가지 피드백을 들으면서도 엄마로서 책임감 있는 한, 인간 어른으로서 당황하지 않고 치료에 임하겠다. 멋지고 쿨하게 대답했다.

방법을 찾아보며 긍정적으로 ”우리 아이는 말만 늦는 걸 거야. 말할 수 있다 “ 되새겼다.


다양한 육아 서적도 보고 영상도 찾아보고 포털사이트에 검색도 하며

똑똑하고 아이를 잘 길러내는 엄마이고 싶었다.

한 달, 두 달, 세 달 지나면서 차수별 건강검진의 두려움을 느꼈고, 어느 순간 병원은 쳐다도 보지 않게 되었다.

결과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며 의사를 만나는 진료실에서 많이도 울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 아이에게 선뜻 장애가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 주진 않았다.

아마 母(모)인 내가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다른 원인을 찾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32개월 즈음 아이의 언어적 구사력이 제한적임을 사실 엄마인 내가 먼저 알았다.

하는 단어라곤 ”아빠“ 말곤 없는 것이다. 큰애와의 대화에 더 집중하게 되었지, 둘째의 발달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내 마음속 아이에 대한 상태를 거부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흔히들 둘째는 혼자서도 잘 자란다고 하지 않는가.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던 것이다.

아이의 제한적 의사소통도 큰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걱정의 단계라면 느린 것일까? 그 정도였지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남자아이들은 월래 늦게 트여” “괜찮아 아직 3살이잖아” 이런 이야기들의 크게 동요하며 안심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언어 치료를 시작했을뿐.


아이는 내가 아는것보다 빠르게 크게 성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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