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활력을 주는 one thing
좋아하는 걸 할 수 있을 때의 에너지
바쁘게 사는 게 내 방식이라면, 내 방식이다.
밥 먹을 때조차 허겁지겁.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닌데 항상 급하게 먹는다.
어릴 때도 그랬다. 부모님은 내가 음식을 입에 욱여넣는 걸 보며 깔깔 웃곤 하셨다.
타고난 성향인지, 한국인의 종특(?)인지, 뭐든 빨리 하고 빨리 끝내고 싶은 성격은 여전하다.
요즘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몰아치며 살고 있다.
호주에 와서 다시 골프를 시작한 지 2년쯤.
1년쯤 치고 시들해졌던 재미는, 홈클럽을 바꾸자 다시 살아났다.
좋은 연습 환경, 실력 좋은 사람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까지!
지금은 30분만 시간이 나도 달려가고 싶어진다.
연습장에서 퍼팅을 하고, 닭장에서 스윙을 찍고 분석하고,
루틴을 다시 점검하고, 스윙 생각(swing thought)을 정리하는 이 과정이
라운딩 때의 ‘자신감’이 되어 돌아온다.
준비하고 친 샷과, 그냥 가서 때린 샷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요즘 다시 골프에 빠진 건,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의 골프장” 덕분이다.
일하고 잠깐 짬을 내어 들를 수 있는 이 거리, 집에서 딱 5분!
예전처럼 20~30분 운전해서 마음먹고 가야 하는 부담이 없다.
몸은 바쁜데, 마음은 가벼워졌다.
2주 만에 연습은 8번, 라운딩은 4번을 다녀왔다.
뽕은 뽑고도 남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유와 여유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매일 느낀다.
집중하고 몰입하는 그 시간은 내 하루를 내가 나에게 써주는 시간이다.
그걸 통해 자존감도 오른다. 내가 나를 챙긴다는 신뢰감이 생긴다.
예전에 꾸벅꾸벅 졸며 책을 보던 엄마에게 물은 적 있다.
“왜 졸면서까지 책을 봐?”
엄마는 말했다.
“이것마저 안 하면, 오늘 하루 나를 위한 시간이 10분도 없으니까.”
그 말이 그때는 띠용하고 물음표였지만 지금은 너무 공감해서 그런지
그 야밤에 책 읽는 엄마의 모습에 대한 기억이 너무 생생하다.
물론 내가 원하는 만큼 다 할 수는 없다.
젊은 시간을 대부분 일에 쏟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쓰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한두 시간 ‘내 발전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얼마나 ‘부자 같은 기분’인지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몸은 바쁜데 마음은 즐겁다.
일을 더 야무지게, 더 빠르게 해내는 동력이 된다.
골프를 생각하면 무거운 몸도 가벼워진다.
요즘 하루의 낙은,
30분 연습하고, 스스로에게 “오늘도 잘했어” 하며 챌린지노트에 스티커 붙이는 것.
그게 요즘 내 에너지의 원천.
물론 이런 질주 속에도 ‘쉬어가는 타이밍’은 꼭 필요하다.
오늘처럼.
강아지 산책, 집안일, 요가,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까지
이 모든 것을 마치고 나니 하루가 완성된 느낌이다.
또다시 전력질주할 수 있겠다는 정리된 마음.
바쁘게 사는 것도, 쉬어가는 것도,
이 모든 절제가 내 안에서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큰 자존감이다.
지금의 나는, 나를 챙기고, 신뢰하고, 사랑하는 중이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때에 할 수 있다는 자유.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오히려 더 성실해진 요즘.
일상이 활기를 되찾고, 골프는 나의 큰 기쁨이 되었다.
내가 내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이 기분.
지금은 그냥 행복하다.
언제까지 이 리듬이 지속될지 모르지만,
이 기분만은 꼭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지금처럼, 계속 나를 좋아하고, 위하고, 아껴줄 수 있는 내가 있다면
걱정될 것이 뭐가 그렇게 짜달시리 있을까 싶다.
하루의 일부를 내 자신에게, 나를 위해 쓸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나는 꽤 괜찮게 살고 있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