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골프와 비지니스는 같은 말.
<Spring wood gc, NSW, AUS>
눈치 보는 골프는 재미없었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였다.
상대의 눈치를 보며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을 때, 이상하게도 진짜 내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그게 잔디 짬밥이 부족해서일까? 왜 똑같은 공을, 똑같은 스윙으로 매번 다르게 치게 될까?
어느 날,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과 골프를 치게 됐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티박스에 서서부터 심장이 두근거렸다.
스윙 궤도, 템포, 손 위치, 백스윙 크기까지—머릿속이 복잡할수록 결과는 엉망이었다.
그때 문득, “골프는 장갑 벗을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흐트러진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기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공을 ‘맞추려’ 하지 않고, 헤드가 지나가다 자연스레 공이 ‘맞는’ 스윙을 떠올렸다.
생각을 덜어낸 순간, 방향이 보였다. 신기하게 일도 그랬다.
모든 걸 다 맞춰주려 하지 말고, 굽혀주려 하지 말고,
<적당한 직선과 곡선이 공존하는 수영장 타일>
내 의견과 고객의 의견을 천천히, 차분히, 기본부터 생각해 나가면
그 사이에서 적당한 직선과 자연스러운 곡선이 생긴다.
억지로 ‘더 잘하려고’ 애쓸수록 오히려 방향이 틀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일도, 골프도,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그렇다.
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자존감까지—본질은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매일 연습하고, 일하며, 시도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으로 돌아감.이다.
나는 골프 치는 일요일을 매일 기다리는 삶을 살지 않는다.
하루를 위해 일주일을 처참하게, 불행하게 살아내지는 않을 것이다. 일주일을 기분 좋게 일하며 기다리며 주말을 위해 연습하고 기대하며 보내는 것이 내 작은 목표다.
<st, michael's golf club, NSW, AUS>
삶, 일, 골프.
세 가지가 자연스럽게 맞물려야 마음속으로 완벽한 일주일이었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게
'나'다.
물론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으나 '완벽하지 않음'이 명작이라는 걸 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