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길었던 짙고 어두운 밤 사이로
영원히 사라진 네 소원을 알아.
- 아이유, 이름에게
좌절하고 나면, 마음의 충격으로 다시 일어나는 게 참 힘들죠. 하지만, 좌절할 수록 스스로를 더 사랑해줘야 해요.
지금 그 시험에 떨어졌다고,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한정판인 물건을 사지 못했다고 해서. 부모님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친구와 싸웠다고 해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내가 그 아이에게 상처 받았다고 해서, 콘서트를 보러가지 못해 친구들이랑 못 어울린다고 해서.
이 모든 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하루, 하루 해야할 일이 없어지는 게 아니고, 밀려버리면 정말로 세상이 끝나버릴 테니까요.
그 시험에서 놓친 부분은 다시 공부해 이뤄내면 돼요.
그 시험이랑 나랑 안 친한데, 어쩌겠어요! 그 과목이랑 친해지려고 노력 해야죠!
사랑에 실패했대도.
그 사람이 내 사랑스러운 부분을 놓쳐버릴 정도로 바쁜 걸 어떡해요. 평생을 같이 산 나와, 고작 몇개월 밖에 날 보지 못한 그 사람이…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할 수 있겠어요? 그 사람이 나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마요. 그 사람에게 내 매력의 주도권을 주지 마요.
우선 가방 속에 들어있던 안쓰는 물건 먼저 정리 하고, 내가 제일 사랑스러운 점을 적어내려 가요. 웃을 때 예쁜 나, 정리할 때 계획을 세워 차곡차곡 해내는 나. 그 사람이 모르는 사랑스러운 내가 있다는 걸 알고 날 사랑하는 거예요!
지금 그 물건이 한정판이라고 해서, 더 매력적이지 않은 물건이 없을 리 없어요. 그 물건이 나보다 소중할 리 없잖아요.
부모님이 지금의 나를 사랑하지 않고 미워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 가야하며, 서로의 그림자를 알아가야 해요. 언젠가 우리의 마음이 새살이 돋아 새 감정이 생기듯,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 줄 날이 올 거예요. 그때가 오면, 서로 서운했던 일을 말하며 눈물 흘려요. 그때가 오기 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요.
스스로를 좌절의 늪에 가두지 마요. 너무너무 아깝고 사랑스러운 당신이, 당신만의 세계에서 아름답고 행복 하도록.
좌절의 깊이 만큼이 상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결핍, 약점, 상처, 우울” 등의 이름으로 숨겨 버린다. 이 멍든 마음을. 그리고 그 깊이를 안고 새벽에서 아침을 맞기 위해 노력하지.
숨기고 싶지만 우리는 좌절의 깊이 만큼 아파하니까. 너는 어떤 좌절을 견뎠니? 라고 묻지 않아도 행동에서 보인다.
웃음으로 무마하거나, 숨겨도 좌절은 나타난다.
좌절은 인정해야한다. 허나 비관하면 안된다. 아침을 맞이하려면, 좌절을 달래야 해.
좌절을 이겨내는 과정은 3월을 닮았다. 봄이 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봄이 아니라기에도 애매한 “나”를 깨닫는 과정. 누구의 비난도 상관 없다. 지금 나는 3월을 보내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겨내면 보인다. 얼마나 그 비난이 하찮았는지 말이다. 내게 비난을 건넨 사람도 뻘쭘해질 정도로 말이다.
모든 소음이 멎고, 비난은 흐려지고, 나만 남은 고요함이, 새벽이 끝났음을 말해준다.
-블로그 글,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좌절 사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