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알았다
평소처럼 수영장에 갔다.
운동 겸 스트레칭 겸, 나에겐 일상의 루틴 같은 공간이었다.
그날은 조금 더웠고, 나는 조금 더 얇은 옷을 입었다.
5부 수영복 대신 짧은 트렁크를 챙겼다.
하지만 입구에서,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입장이 거부됐다.
그제야 알았다.
실내수영장은 수영복 하나로 출입이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남자는 보통 ‘5부 수영복’이 기본이다.
삼각 수영복도 가능하지만, 경기용일 때만 그렇다.
트렁크나 일반 반바지는 대부분 금지다. 헐렁해서 위생과 안전 기준에 맞지 않는다.
여자는 ‘원피스형’이 기본이다.
전신형도 가능하고, 자외선 차단 목적의 5부·9부 수영복도 괜찮다.
다만 비키니는 안 된다. 노출이 심하다는 이유다.
레깅스처럼 보이는 수영복도 타이즈 오해로 제한될 수 있다.
이 모든 기준은 ‘공공시설’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불특정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
누군가의 편안함은, 누군가의 불편함이 될 수 있다.
래시가드는 안 된다.
기능성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물 저항도 크고 지퍼나 후드가 안전을 방해한다.
트렁크형도 마찬가지다. 물에 젖으면 무거워지고 사고 위험이 생긴다.
일반 티셔츠, 면 반팔, 레깅스도 금지다.
물 흡수력이 높고, 세균이 쉽게 번식한다는 이유다.
위생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 때문에.
이 모든 걸 모르면?
수영장 입구에서, 나처럼 ‘죄송합니다’란 말을 듣게 된다.
실리콘 수영모나 폴리에스터 수영모.
미끄럼 방지 되는 아쿠아슈즈.
수경도 진한 틴트나 선글라스 형태는 피해야 한다.
아무거나 챙기면 안 된다.
‘수영 전용’이라는 기준이 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5부 이상 수영복이면 대부분 OK
원피스형, 전신형은 무난
래시가드·트렁크는 위험 요소
일반 옷은 거의 안 됨
신발, 모자도 전용 제품만 허용
수영을 잘하려면 먼저 수영장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복장 하나로도 그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작은 체크 하나가, 한 시간을 날릴 수도 있다.
수영복을 고르는 데에도 기준이 있다.
그리고 그 기준을 안다는 건, 누군가의 시간을 지켜주는 일이다.
복장 허용/금지 리스트 전체 정리는 이쪽에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