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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닿아 Dec 20. 2021

바람을 왜 피는 걸까요?

바람과 잠수, 그리고 애도

Q. 왜 다들 바람을 피는 걸까요?


A. 견물생심의 마음으로 순간 더 멋지고 예쁜 누군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을 상황이나 상대 핑계를 대며 멋대로 합리화 하고

어쩌면 쌓아온 시간보다 훨씬 짧을 순간의 욕구에 져버리는 건 

그저 책임감의 결여고 대단한 무례이지요.


질문자 분에게 화살을 돌린 채 도망 간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할 말은 크게 없고,

그저 그대에게 부둥부둥을 전합니다.


분명한 건 상대를 아프게 한 이들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같은 일을 당하고 겪더라구요.


Q. 왜 잠수를 타는 걸까요?


A. 앞선 바람에 대한 답과 같은 결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이제 회피를 곁들인..

부딪히고 얼굴 붉힐 자신이 없어서 어떤 짐작과 스트레스를

혼자 미리 들쳐 매고는 이게 최선이었어, 하고 도망가는 걸까요.


묻지 않고, 듣지 않았을 때에야 퍽 최선 같아 보이기도 할테지만

당신이 외면한 몫은 오롯이 상대에게로 가 무례와 상처로 남는다는 걸 

먼저 떠올려주었으면 하네요.


같이 시작했으면 속상하고 아파도 같이 끝내야 한다 생각해요.


Q. 지나간 사랑에 대한 애도의 적절한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A. 사랑과 애도의 형태를 어디까지 한정하느냐에 따라 떠오르는 장면들은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떠올릴 수 있는 부분까지의 전체와 추상을 아울러

답하고 싶은 것은


그 사랑이 내 마음에 머무르는 동안은

내 삶과 계속해서 병행해 나아가도 되는 일 같아요.


어느 누구는 쌓인 시간 만큼 정도는 소화해 내려보내야 한다고도 하고,

또 어느 누구는 기억 저 한 구석에 그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두고서

그립고 필요할 때마다 들른다고 하지요.


굳이 기간을 정해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또 내가 스스로 그 기간을

정해두었다 해도, 그 끝에 맞추어 애도를 마무리 지을 수 있던 경우는

잘 없지 않았나요?


원래의 한자는 슬플 애, 슬퍼할 도이지만

그 기간이 지속된다면 실은 사랑 애가 더 어울릴 것이라 생각해요.


그것이 사랑 애, 려면 사랑을 담아야 할테고,

떠나갔지만 여전히 곁에 있는 그에게 건강히 사랑을 주려면 먼저 나부터

사랑해주어야 겠지요. 애도라는 말에 묶여 스스로 행복하거나 즐거울 자격이 없다,

생각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슬픔과 애도의 방식이 생채기와 울음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견디기 어려운 애도가 소중하고 평온한 것으로 바뀌어 일상과 함께 흐르는 날이 누구에게나 오길 바라요.


애도의 기간은 나도 모르는 내 마음 영역의 것인 것 같아요.

궁금하다면 나에게 꾸준히 물어야겠지요. 나를 사랑해주세요.

그의 몫 만큼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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