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참 어려운 스킬 중 하나이다. 사람은 시각으로 얻는 정보가 약 80%라고 한다. 눈에 의지를 많이 해서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전화는 귀다. 귀는 보통 10%의 정보량을 얻는다고 한다. 문제는 직접 만나거나 화상회의를 통하지 않고서는 눈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 있고, 대부분은 전화를 쓴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량의 부족인 전화를 연락 수단으로 많이 쓰는 것이 또 비즈니스이니, 우리의 과제는 전화에서 얼마큼 응대를 잘하느냐, 대화를 잘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또한, 라디오처럼 침묵을 견딜 수 없는 점에서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는 압박에서도 잘 말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요한다.
문제는 외국어로 전화를 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언어를 배우면서 느끼는 많은 벽 중에 하나로 전화가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언어의 문제는 항상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일본인과의 전화 대화에서 갖추어야 할 태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나도 전화를 많이 한다. 사진은 서양인을 올렸지만 나는 다른 의미의 '검은 머리 외국인'이 주된 상대이다. 언제든지 전화기가 언제 울릴지, 놓치는 전화는 없는지 항상 살피고 또 살핀다. 그럴 때 전화기가 '부르르' 떨리며 화면에는 00681~~~ 이라는 숫자가 보이면 일본에서 온 것을 보고는 '신세를 많이 지고 있습니다.(お世話になっております。)'라고 전화를 시작하면서 바로 응대 모드로 들어간다.
전화 내용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 방법은 이러하다.
1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말인 인사인 '신세를 많이 지고 있습니다.'와 자기 소속을 밝힌다(예를 들면, 〇〇のキムです。).를 시작으로 일단 입을 연다. 혹시 내가 건 전화일 때는 시간이 괜찮은 지 물어본다(お時間大丈夫でしょうか。). 물론, 형식적으로 물어보는 말이다.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도 받지 않았을 것이니, 전화를 받았다는 자체만으로 통화는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2 집중한다. 정말 집중하는 것이다. 다른 것은 눈에 들어와도 보지 않아야 한다. 상대방의 상태에 대해서 최대한 상상을 하면서 마치 눈앞에서 말을 한다고 생각하고 태도를 취한다. 그러면서 전화를 건 용건을 말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매우 간단하다. 글로 쓰니 더 간단해서 쓰고 있는 것이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증명된 내용은 없지만 태도는 목소리 톤과 억양에도 영향을 주는 듯하다. 그리고 정말 바보 같지만 나는 몸도 함께 말을 한다. 그래서 감사합니다와 죄송합니다에는 항상 머리가 바닥을 향하여 내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일방적인 내 경험이지만, 실제로 효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만큼 긴장을 하고 전화를 받게 되기 때문에, 상대방이 목소리만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얼마나 자신을 신경 쓰고 있는지도 전해진다. 그 결과 한 번도 만나보지 않았지만, 거래처 사람과 서로의 입장을 살펴줄 만큼 사이가 발전한 적도 있다. 그래서 전화를 하더라도 상대방이 눈앞에 있는 것과 같은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