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갑자기 퍼뜩 든 생각이 있다. 그건 식사를 할 때였다.
"엄마, 오늘 저녁은 갈비가? 맛있겠다."
"오늘 낮부터 푹 삶았다. 한 3시간은 더 고았던 것 같은데?"
"그렇게나 오래 걸리나?"
"그래야, 맛있지."
그래서 맛있었다. 갈비는 푹 삶아야 제맛이 난다는 것을 안다.
"아, 배부르다. 잘 먹었다."
"뭔 밥을 그리 급하게 먹노?"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네."
"맛있었다니 다행이다. 다음에 또 해 줄께."
정말 정신없이 먹었다. 원재료가 비싸고 정성을 들이면 입은 위가 준비도 하기 전에 먹 부어내려 버린다. 여기서 한 가지 글쓰기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 공통점을 다음 대화를 통해서 살펴보자.
"엄마, 오늘은 소설이가? 재밌겠다."
"오늘 낮부터 쉬지 않고 적었다. 한 3시간은 더 앉아 있었던 거 같은데?"
"그렇게나 오랫동안 썼나?"
"그래야, 재밌지."
"아, 다 읽었다. 재밌었다."
"뭔 글을 그렇게나 빨리 읽노?"
"너무 재밌어서 정신이 빨려 들어갔었다."
"재밌었다니 다행이다. 다음에 또 써 주께."
음식은 그 재료에 따라서 하루가 아니라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글도 그렇다. 재료에 따라서 몇 시간이 아니라,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정성을 들이면 꼭이라고 할 수 없지만 맛있거나 재밌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그런 음식과 글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눈앞에서 깨끗하게 비워져 버린다.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음식은 준비에 몇 시간, 소비에 10분, 글은 준비에 며칠, 소비에 하루. 무언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