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고생은 보통은 하기 싫은 것. 나도 물론 하기 싫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나고 난 뒤에 본 고생한 경험은 항상 좋은 것이었다. 적어도 내 평가는 긍정적이다. 물론 두 번 다시 똑같은 고생을 하라면 두말 않고 사양하지만.
내가 인생 최대의 고생을 하고 있을 때, 내 머리를 무료로 깎아주신 이용실 원장님이 계셨다. 원장님은 덥수룩한 내 머리를 만지면서 본인의 고생 담을 들려주셨다.
"예전에 미용실도 잘 되고 해서 디자이너도 수 명 고용한 적이 있었어. 그땐 손님도 많고 해서 매일매일 정신없이 바빴어. 그래도 장사가 잘 되니 그것만큼 힘이 나는 것도 없었지. 그런데 인생이 그렇게 쉽게만 흘러가는 게 아닌지, 어느 날 불이 났어. 가게에..."
"큰 일을 겪으셨군요."
"문제는 내가 화재보험을 안 들어놔서 그냥 그대로 피해를 입게 된 거지. 그래서 더 크게 더 크게라고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꺾여버렸어. 그래도 영업시간이 아니어서 사람이 하나도 안 다쳐서 그것만 해도 다행이긴 했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게 인생이잖아요? 그런데 눈앞의 일이 벅찬 것을 넘어서 꼭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 같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살아가는 거야. 그리고 지금 이렇게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을 잊지 말고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도 해 주는 거야."
고생이라는 건, 싫다. 그래도 좋은 것 같다. 내가 지금 나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보면 고생은 몸에 좋은 쓴 약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래서 고생을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