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편입생
직장생활을 2년 정도 하고 편입하여 들어온 학교에서 수업은 매우 적응하기 쉬웠다. 기존에 배웠던 과 커리큘럼과 꼼꼼하게 비교하며 지원했기 때문에 수업도 적응하기 쉬웠고 그 때문에 한 번에 합격한 게 아닌 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편입생이기에 채워야 할 학점 때문에 수업량이 많았다. 대부분 3, 4학년에는 수업보다는 취업준비에 바쁘겠지만 나는 수업이 많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들었다. 다행히 편입생이기 때문에 수업이 적응하기가 쉬워서 점수를 잘 받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집에서 지원을 받기는 어려웠지만 학자금 대출이 있어서 신청하고 최대한 다음 학기에는 장학금을 받으려고 노력했다. 과의 특성상 문과 계열보다는 학비가 비싼 편이었다.
알바와 공부를 병행하여 성적까지 잘 받는 건 무리라고 생각해서 알바를 포기했다. 대신 장학금을 받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일부 장학금 또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는데 나란 사람은 체력은 정말 없고 정신력으로 버티는 사람이었기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집에 기절 상태로 누워 있는 모습을 부모님이 보시고 애들이 공부를 얼마나 안 하기에 장학금을 받는 것이냐는 말씀을 하신 적도 있었다.
나도 그런가 싶은 때가 있었는데 남들이 깨어 있을 때 쉬고, 밤과 새벽에 활동을 했기에 공부하는 모습을 못 보았기에 그렇게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
난 재능보단 성실함과 양으로 승부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나 나는 과제 제출을 할 때도 레포트 수십장을 준비해 기획+디자인까지 만들어 제본해서 내고, 졸업작품도 만들어본 경험이 있었기에 완성도에 대한 눈높이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다를 수밖에 없었다.
교양으로 들었던 러시아 문화 수업도 기억이 나는데 러시아 사람 이름이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장학금을 받으려고 툭치면 그 이름들을 죄다 말할 수 있을 정도까지 달달 외웠다.
디자이너들 중에 학교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분들이 있는 걸 알고 있다. 포트폴리오가 중요한가, 학교가 중요한가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데 정답은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는 학교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생 디자인만 하고 살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경험을 나에게 줄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학교는 다른 길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곳이기 때문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학교도 가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편입생도 장점이 많다.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지금의 나는 생계형 디자이너이다. 디자인이 좋아서 시작한 분들이라면 나보다 어떤 상황에서든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면 좋겠다.
남들에게 고민을 터놓고 고민하는 시간보다는 실행하는 시간을 늘렸으면 좋겠고 실행이 힘들 때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정보 검색을 하면서 구체화해보는 시간을 늘리는 게 낫다.
이걸 구체화해야지! 라는 부담조차 가질 필요 없다. 찾아보고 읽고 넘기면 된다. 그럼 점점 현실이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