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Guam
나는 '세상이 가혹하다.' 생각하는 날이면, 성경책을 펴 시편을 읽는다. 특히 세계 일주 막바지에 다다라서는 시편의 이런 부분만 읽었다.
'여호와여 진노로 일어나사 내 대적들의 노를 막으시며 나를 위하여 깨소서 주께서 심판을 명령하셨나이다.'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주께서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셨나이다.'
'악인의 악을 끊고 의인을 세우소서. 의로우신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과 양심을 감찰하시나이다.'
이 부분은 다윗이 하나님께 원수들을 벌하여 주시라고 울부짖는 맥락인데, 나에게 적잖은 시원함을 안겨준 구절들이다.
아무래도 군 생활의 일부분이고 모두가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 감정이 굉장히 예민해져 있었다. 그 때문에 군대라는 특성상 선임들은 힘든 감정을 후임들에게 풀었고 후임들은 속절없이 받아야만 했다. 하루하루 부조리의 연속이라 신고할까도 고민했지만,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신고한다고 바뀔 리 없어서 그저 성경을 읽으면서 복수의 칼날을 더 갈 뿐이었다.
하지만 내 생활은 분노와 복수에 눈이 멀어 점점 무너져갔다. 그럴 때마다 세상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나의 무능함 때문일까? 나는 할 줄 아는 게 있나?라고 망상을 하며, 자존감을 추락시켰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도 이것은 잘못되었다고 인지하고 있었다.
부조리하고 가혹한 상황에 분노하는 이들에게 조던 피터슨 교수는 이렇게 질문한다.
"당신의 환경을 생각해 보자. 우선 작은 것부터 살펴보자. 당신은 당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100% 활용하고 있는가? 혹시 분노와 원망에 사로잡혀 맥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당신의 삶을 깨끗이 정리했는가?
당시 나의 대답은 NO였다. 내가 속한 공동체의 썩어빠진 구조를 탓하며 정작 해야 할 일을 놓쳤다. 그렇게 내 생활에 오점이 발생했고 나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지 않았다. 비록 그 당시에는 분노에 사로잡혀 항해가 끝나기만 기다렸지만, 돌이켜보면 한 가지 방법이 있었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습관, 행동, 언행 등 사소하다는 이유로 방치한 것들을 정리해야 한다. 이불을 정리하는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사소한 비극에는 의연히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냉소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쩌면 가혹한 세상은 우리의 사소한 날갯짓으로 아주 조금씩 변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괌 항구의 모습이다. 괌에서의 일정도 긴 편이 아니라서 괌의 전반적인 곳을 다 둘러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휴양지 중 한 곳이기 때문에 살다 보면 또 올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NEX는 해군전용 백화점이다. 이곳에는 식료품뿐만 아니라 브랜드 신발, 시계, 전자기기, 캠핑용품 심지어 자동차까지 없는 것이 없다. 해군전용 백화점이기 때문에 내 목에 걸려있는 해군 아이디카드를 보여주면 엄청난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내 옆구리에 있는 콜라 박스가 2달러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살다 살다 물보다 저렴한 콜라는 처음 봤다.
괌은 휴양지답게 쇼핑센터가 잘되어있다. 약간 하와이 같은 느낌도 있었는데, 일정상 아쉽게도 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