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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방 Oct 15. 2020

완전한 독립_0

분가는 독립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독립(獨立)

1.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됨. 
2. 독자적으로 존재함. 
3. 개인이 한집안을 이루고 완전히 사권(私權)을 행사하는 능력을 가짐.


'스무살 되면 독립할거야' 


빡빡했던 고삼시절 난 내 자신에게 주는 사탕처럼 이 말을 되뇌였다. 엄마의 잔소리에 맞서 으름장처럼 던지는 말이기도 했다. 


'서울에 방 얻을 거야. 작아도 좋고 낡은 곳이어도 상관없어' 


그 시절 친구들에게 입버릇처럼 매일 했던 말들. 스무살 무렵 난 정말 작고 낡은 방 한 칸을 얻었다. 3평 남짓한 고시원 방 한 칸. 난 그곳에서 딱 한 달을 버티고 다시 본가로 도망치듯 되돌아왔다. 뜨거운 맛을 봤다고 할까. 왕복 4시간의 등하교 시간에도 불구하고 난 한동안 독립을 꿈꾸지 않았다.

 

'직장인이 되면 온전히 독립하자' 


취준생 시절 새기던 다짐도 첫 월급을 확인하고 바로 집어넣었다. 내게 20대 후반은 늘 '독립하자'와 '조금만 참자'가 내적으로 부딪히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분가를 한 것은 서른 살 때였다. 전세금이 모이자마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방을 알아봤고 드디어 내 공간을 얻었다. 그렇게 10개월이 지나고 불현듯 든 생각은...  


'그런데 나, 정말 독립한 거 맞나' 


분가를 하기 전에는 나와살기만 하면 그게 독립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가족으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받지 않으면 비로소 독립이 완성되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나는 요즘 경제적인 독립만큼이나 정신적인 독립이 중요하다는 것을 매일 깨닫고 있다.  


매거진 <완전한 독립>은 경제적인 것 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 모두 이뤄진 완전한 독립으로 향하는 30대 직장인의 여정을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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